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호남정맥 6구간)
<풍화에 헤쳐진 상처: 타포니 현상>
호남정맥 6구간(마이산~ 부귀산) 14.2 km
지난번 5구간을 마이산에서 끊은 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오늘 시작을 마이산으로 시작하니 참여자가 많다
모처럼 42인승 버스를 빈틈없이 꽉 채우는 기염을 토하고
황사 없는 5월의 햇살이 눈부시게 퍼지는 산하를 달린다
지대가 높은 진안은 이제 이팝꽃이 만발하고
인삼만이 대안인가? 푸른 들녘은 검은 망의 인삼밭으로 변하여 가고
제 철도 아니건만 마이산은 명산인듯 관객이 많다
마이산(馬耳산:690)
말 귀 같다 하여 마이산이라 하지만
돗대 같다하여 돗대봉, 용의 뿔 같다하여 용각봉 이라고도 한단다
전설에 의하면
아득한 옛날 한쌍의 두 신선이 자식을 낳고 살아 가던중 마침내 승천할 때가 이르러 남신이 말하기를 "사람들이 승천하는 장면을 보면 부정을 타서 안되니 한방중에 떠나자고" 말하였으나,
여신은 밤에 떠나기는 무서우니 새벽에 떠나자고 하였다.
그래서 새벽에 떠나게 되었는데 때마침 일찍 물길러온 동네 아낙이 승천하려는 장면을 보고
"어머나 산이 하늘로 올라가네"
하고 소리치자 승천이 틀린 것을 안 남신이 화가 나서
"여편네 말을 듣다가 이 꼴이 되었구나"
하고 여신으로부터 두 자식을 빼앗아 그 자리에서 바위산을 이루고 주저 앉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나그네가 보는 마이산은
아마도
거짓말을 많이 했거나, 남을 비방하였거나, 욕설을 하는 등 구업을 많이 지은 사람이 죽어서 가는 지옥인 발설지옥에서.
보업으로 혀를 가는 고통을 받고 병보석 사면되어 이승에서 말은 하지 말고 듣기만 하라는 업보로 두기 크게 만들어 준 것이라 보여 진다
그래서 나옹화상은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 했을까
어쨌거나 마이산은
백두대간에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위치하여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을 이루며,
산 전체가 수성암으로 이루어진 암마이봉(673m)과 숫마이봉(667m)이 자연의 걸작품이며, 봉우리에 움푹 파여진 타포니 현상과 음양오행의 신비를 간직한 천지탑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준비가 바쁜 탑사
돌탑은 이갑룡 처사가 쌓았단다
대웅전=금당 이라고는 하나
진짜로 금으로 칠을 한 금당사 법당
그리하여
일단 마이산과 탑사 관람을 하고 오늘의 진행구간 14.2km의 시작을 11:00에
조금 늦게 출발을 한다
전구간을 진행하는 B팀 20명이 출발하고
중간부위 26번 국도에서 시작하여 10km를 진행하는 A팀 16명으로 나누게 되는데 졸지에 인솔자가 되고 만다
사실은 지난번 한라산 산행후 무릅이 이상이 있어 치료를 하였는데 의사 말씀이 3주간은 조심하는게 좋다는 진단을 받았겠다
오늘은 그 좋다는 스페셜 코스를 해야 겠다고 벼르고 욌는데
얼떨떨결에 무전기를 받아 쥐고 말았다.
마이산에서 4km 진행하면 26호 국도가 가로막는데 강정골재 이다
A팀은 여기서 시작을 한다
그러나 처음 가보는 길인데다 진입싯점을 찾을수 없어
쨍쨍 내리쫴는 했살아래 아스팔트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자니
보통 낭패감이 아니다
맨날 산행대장 뒤만 졸졸 따라다닌 안내산행의 학습효과 이긴 하지만
새삼스레 산모임 꾸려나가는 일이 아무나 하는것이 아니다 싶다.
간혹 산행에 참여하신 동호인들이 진행에 조금만 차질이 생겨도 상당한 불평을 트터리는데,
모든 산행을 사전 답사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해 하여야 할 일이다
우여곡절 끝에 정맥길로 보이는 마루금에 올라서니 이미 점심때가 되었고
4km 뒤에 출발한 B팀은 벌써 국도선상에 도달 했다 한다.
점심을 먹고
선발팀 일행을 구원군 인양 맞으며 다시 대장을 따라 서쪽으로 부귀산(805)으로 향한다
산행을 진행하면서 돌아 보면 예의 커다란 말귀가 불쑥 솟아있다
높이 오를수록 귀의 높이는 낮아진다
한낮의 쾌청한 날씨는 산행을 힘들게 하였지만
녹음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어 한결 수월했다
진안도 이제 인삼이 주 산업이 되었다
그런데 산에도 삼을(산양삼) 심어 관리 하고 있다
걸리면 벌금 2,000만원, 이힉 !!
14:30
부귀산(806) 정상도착
다소 실망이다 싶었는지 모두 진행하고 만다
부귀 영화 모두 부질없는건가 ^^
그래서 혼자서 찰칵
정상에서 둘러본 산, 산, 산들
어지러히 흩으져 있는 산과 계곡들
그러나 모두 제 갈길을 바로잡아 모아서 앞선자를 따라간다
자연은 곧 질서다
산과 나무는 자리 다툼을 하지 않고
물은 낮은데로만 흐르는데.....
부귀산 서편쪽의 암벽에 붙은 소나무,
아마도 신선이 키우는가 보다^^
암벽을 우회하는 길은 경사가 심했다
재(고갯길)가 있다는 말은 또 하나의 언덕을 치고 올라야 한다는 뜻?
에고~~
마지막 언덕을 오르는데 여성 동호인 한분이 너무나 힘들어 한다
손에쥔 작은 물병에 물이 떨어진지 오래인듯
여분물을 준비 해 오지 않은듯 하다
물을 권하니 허겁 지겁 들이킨다
그러나 물은 한모금 이상은 안 나올 것이다
속에 얼음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물병에 물을 채우고 3일간 냉동실에 얼린다음 신문지로 한번 싸고 비닐봉지에 넣어서 오면 한여름이라도 하루종일 물병안에 얼음소리가 덜거럭 덜거럭 난다
그리고 얼음녹는 속도가 느려 한번에 한모금 이상 안나오니 절약이 된다.
그러한 병을 두개만 준비하면 거뜬하다
여름산행에 최고의 준비는 물이다
더구나 정맥길은 물을 가르는 마루금을 탄다. 그래서 물을 만날수 없다
염의장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중 "물거지는 되지말라"는 새겨둘 필요가 있다
다시 힘을 얻어 앞세워 오르는데
고개를 숙이고 땅만 보고 있다
"우리가 가는길이 어떤의미 인지 압니까?"
"몰라요 힘만 들어요"
"우리가 지금 큰강을 가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신기하지 않아요?"
"그런가요?.핵,핵"
"요렇게 좁은길 우측이 금강이고,좌측이 섬진강 인데 현장에 우리가 있는거 라구요"
"......."
"지금 비가 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같은 구름속에 있는 빗방울 남매가 우리가 지나가는 이 마루금에 함께 떨어졌는데 한쪽은 오른쪽에 발을 디뎌 금강으로 가서 300리를 흘러 서해로 들어가고, 하나는 왼쪽으로 떨어져 섬진강으로 250리 흘러가서 남해로 들어가면 그들은 영영 만날수 없겠죠?"
"정말..그러네요"^^
금새 언덕을 올라설 때쯤
나는 속도를 내어 아내를 따라 갔다
그는 벌써 마지막 하산길을 저만치 내려서고 있다
뒤쪽의 언덕 저아래에서
낙오자를 어루러는 염의장의 목소리가 찌렁 찌렁 하다
17:00
드디어 하산점 국도가 보이는 능선
정맥길은 능선을 더 타야 하나
성급한 대원들 국도를 보자마자 벌목장을 가로질러 벌목 덩이 구르듯 단숨에 하산을 하고...
반갑다 관광버스
하산후 먹는 수박맛
이렇게 단 수박이 있었나?
무더운 날씨에
처음 온 동호인들의 힘들어 하는 모습때문에
기념사진 찍을 타이밍을 놓쳐
귀가길 용담호가 보이는 곳에서 찰칵
용담호 맑은 물에 마이산 같은 큰 귀로 들은 이야기는 모두 싳어내자
마음에 담고 있으면 응어리 된다
해질녘의 용담호 조형물
용담호는 금강의 줄기를 막은 호수다
상부의 댐은 하부의 물부족과 생태계 변화를 가져와 항상 분란의 씨가 되긴 하지만, 물도 다루어야 할 대상이다
오늘까지 6구간을 마무리 하며
진행에 애쓰신 집행부와 동호인 여러분들께 감사 드린다
그리고 의사선생님!
저 무릅 말짱 한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