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많은 주왕산 (07.06.03)
주왕산(周王山 . 720.6m)은 그 산의 최고봉이 아니다
그러나 모두 주왕산을 앞세우는건 그 기암(旗岩) 때문이다
주왕산 바위를 꿰뚫고 나오는 물을 제공하는 큰골의 주역은 낙동정맥을 이루는 왕거암(907.4) 이지만 주산(主山)의 자리를 내주고 암으로 전락 하고 만다.
주왕산은 경북 청송에 있다
청송하면 오지중의 오지로 통한다
그리하여 유배지 청송 교도소 정확히 보호감호소를 두었을까
수 년 전 26회 백상예술대상 감독상(이두용)을 수상한 <청송으로 가는 길>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중광스님이 공동 주인공으로 나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청송으로 가는 길"은 그해 재경청송향우회에 의해 상영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는다.
향우회 관계자는 “동양 최대 규모의 교도소가 있는 곳이라는 소문 때문에
서울에서는 청송 사람들과는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산자수명하고 인심 좋은 고향이 나쁘게 비칠까봐 상영중지가처분신청을 냈다고 했다.
그러나 주왕산은 또 하나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때문에 사람이 모인다
주산지(注山池) 때문이다
산은 그대로 있는데
사람이 산을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킬리만자로 산학회의 금년도 명산탐방의 제 9 탄 주왕산 !
남쪽지방 특히 서남해 지방 사람들이 가보기 힘든곳
그래서 그런지 인원이 초과되어 접수 사절을 하고도 50명이 찬다
순천에서 5시 출발한 버스는 최종 출발지 광양을 06시에 뜨서 대구를 거쳐 중고속도로 의성을 빠져 지방도로(914)를 가로질러 주왕산도착이 10 시
4시간이 소요되었다
구불 구불한 지방도에서 멀미를 하는 동호인이 속출하고...
주산지는 계곡을 막은 저수지라 보면 되는데 크기가 길이 100m, 너비 50m 정도의 조그만 호수로, 300 년 정도 되었다 한다.
수심도 8m 정도라 하니 저수기능도 크지 않다
그런데도 이 호수는 한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한다.
아마도 물을 제공하는 주왕산이 마르지 않기 때문이리라
기이한건 계곡에 살던 왕버들 나무가 물에 잠기어도 그대로 150여 년을 살아 있어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특히나 물에 잠긴부분이 뿌리가 나와 끈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습을 꾼들이 사철과 때를 기다려 좋은장면을 찍으내고, 김기덕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내니 어찌 가보지 않으리오
오죽 했으면 죽기전에 한번 가봐야 할 명소로 꼽을까?
이런한 명소를 오늘 우리 킬리가 답사한다
주차장에서 약 1km 도보로 올라 갈 거리 인데
저수지의 물이 빠진지 오래인듯 나무 허리에서 나온 뿌리는 이미 말라 있고,
사진에 용 뿔처럼 물속에서 머리를 내 밀던 고목들도 물 바깥에 나와 그냥 고목해골처럼 덩거리로 뒹굴고 있다
장마때나 왔어야 할 것인데
어찌 그 때를 맞출 수 있으리오
다시 돌아나와 절골입구 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위험하거나 막힘이 없이 유순하며 좌우로는 기암과 녹음이 어우러져
물고기가 떼지어 다니는 맑은 물과 함께 선경을 자아내고 있다.
계곡 좌우에 늘어선 바위에 붉은 글씨만 있었다면 여기가 금강산 옥류동 계곡인가 싶을 정도이다
중간 물이 있는 계곡에서 점심을 먹는데
물고기들이 밥풀을 보고 모이는데 물반 고기 반이다
12:30
입구에서 1시간 반만에 3.3m 지점의 대문자리(해발 400)에 도달한다
여기서 물을 버리고 가메봉을 오른다
정확히 가메봉가는 삼거리 까지 2.2 km를 가파르게 오른다
숲이 좋아 했볕노출이 적어 산행하기는 좋지만 역시 여름 아닌가
중도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이 속출한다
오늘 처음 따라 나선 은곡은 내심 힘들어 하면서도 잘 따라 오고 있다
사실 산행길에 고개 하나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호남정맥을 타면 하루에 아홉개의 봉우리를 오르 내릴 때도 있다
적송이 잘자라고 있었는데
나무 중턱을 송진을 딴 흔적들이 그대로 상처가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짓을 주민이 몰래 한것이 아니라 60년대 가난을 구제하기 위해 나라에서 한 사업이란다
3년동안 송진을 체취하고 그 다음 원목을 베었다지
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후에는 중지 되었다 한다
북한도 이러고 있을까?
13:30
가메봉 삼거리에 도착
마루금 까지 고생스럽게 올라온 산꾼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원드우먼이 지나가다 되돌아 와서 코를 킁킁 거리며 하는말
"맞구나 홍어, 맞지요?"
ㅎㅎㅎ 섬 출신 아니라 할까봐 ^^
이제부터 큰골을 타고 쭈욱 내려가는 길이다
그야말로 고생끝 행복 시작
주차장이 있는 상이리 까지 7.5km
14:25
절골에서 부터 8.1km,
주왕산 입구에서 5km 지점의 상부에 전기없는 마을 내원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전기는 물론 전화시설도 없어 전봇대 없는 마을이다
산의 입구가 바위로 막혀 있고 안은 너른 분지가 있어 공기좋고 물좋고 조용해서 좋다 하겠지만, 여기사는 사람들의 삶은 과연 행복 했을까?
시작은 400 여년 전 임진왜란때 피난민이 일구었단다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며 일제시대에는 70여가구, 한국전쟁 때도 50여가구가 있었다 한다
그후로 가구수가 줄어 지금은 산방을 경영하거나 산꾼들 휴게소로 이용하는 두어집이 있을 뿐이다
이것도 국립공원 정화 계획에 의하여 7월중에 철거 한다는데..어찌 할런지
한때 꼬마들의 노래소리가 들렸을 내원동 분교는 담장이 덩쿨속에 옛날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다
겨울이면 지천으로 있는 나무로 데웠을 난로도 그대로 있다
아마도 옆에서 산방을 운영하는 주인이 관리를 하는모양
14:58
내원동으로 부터 1.5km 아래에 있는 제 3폭포에 이른다
3폭포는 매표소 입구로 부터 3.7km 지점에 있으며 2 단으로 되어었다
지금은 수량이 많지 않은 계절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폭포의 면목을 부여주고 있다
20여년전 포항에 살때 와본 기억으로는 멀리서도 잘 보였는데
지금은 숲이 우거져 가까이 가서 관찰 할 수 있도록 데크를 설치하여 놨다
만일 장마때 여기에 온다면
주왕산은 계곡마다 바위마다 물이 떨어 진단다
이어서 2 폭포
2 폭포는 다른 계곡에 있는데 주계곡에서 200m 위치
웅장 하지는 않지만 물길에 바위가 패어나간 모습이 아름담다
15:30
오늘의 하일라이트 제 1 폭포가 있는 대협곡을 지난다
하늘을 가릴듯한 바위가 좌우에 양팔로 닿을듯이 세워져 있고 그 사이로 폭포가 있다
산자 분수령,
산은 스스로 물을 가른다 하였는데
이곳은 아무리 봐도 물을 가르려는 산을 물길이 뚷고 나간게 틀림 없다
그렇다면 산이 스스로 물길을 열어 준것이다
만일 여기에 큰 대문을 단다면 내원동은 기막힌 요새임에는 틀림없다
암벽과 바위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이름을 달고 있다
학소대,시루봉,급수대, 주왕굴,기암등
모두가 중국의 주왕이 여기까지 와서 숨어서 노략질을 하므로 신라의 마장군 형제가 토벌하였는데서 붙혀진 이름들 이란다
전설이나 유래야 그렇다 치고 우리는 그 우람한 경치에 매료 될 뿐이다
16:20
상가가 보이는 입구에 도착
농업용 배수로에 모두들 앉아서 피로에 젖은 발을 싳고
진짜배기 원조 청송 얼음막걸리로 하산을 자축하고
대전사 절에서 기암을 바라보며 일정을 마감한다
총 진행거리 : 15.1 km
주산지 왕복 2 km
절골~대문자리 3.3 km
대문자리~가메봉 삼거리 2.3 km
가메봉 삼거리 ~ 상이리 7.5 km
산행시간 : 5시간 20분
귀가길의 일몰
Isla Grant (이즐라 그랜트)의 Storybook Cover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