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하동 봉명산에서 보낸다

김성조 2009. 12. 18. 10:13

 

 

 

 

2009년을 보내면서

 

J

올해는 소의 해(己丑年)) 이니 소 걸음으로 천천히 갈 줄 알았는데

어느덧 종산(終山)을 맞게 되었네요

항상 변함없는 관심과 밝은 웃음을 보여 주시어 감사 합니다

 

1 6일 무등산 시산(始山)에서 입석대의 그 굳건한 모습처럼 올 한해도 흔들리지 말고

함께 가자고 서로들 격려 했는데 정말 그런 한해가 되었군요

  

J

올해는 유달리 우중산행을 많이 한 것 같아요

특히 무박으로 떠난 정선 가리왕산을 잊을 수가 없군요

그날 야간산행을 위해 전주서 내려오는데 천둥과 비바람이 어찌나 심한지 운전을 할 수 없을 정도라서 운전을 정지하고

지금쯤 산행을 준비하고 계실 회장님과 총무님등의 노심초사가 걱정이 되어 잘 내려 가고 있다고 전하니

회장님은 반가움이 음성에 울음이 배어 있더군요

항상 산행 후 끝 말씀을 하실 때는

산이 좋은 것 보다 도 우리 킬리인 들이 보고파서 설레인다는 그 말씀이 진정인 것 같았으며

또한 킬리를 운명처럼 안고 사시는 의장님과 고문님

얼떨결에 총무를 맡았다 하면서도 좋아하는 산행을 위해 새벽에 가족에게 미안해 하지 않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는 우리 총무님

 

그리고 산행의 앞을 이끌어 주거나

맨 뒤에서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게 너른 마음으로 후미를 맡아주신 분들이나

무거운 배낭을 나누어 지거나

무겁게 지고 온 배낭을 풀어 음식을 나누어 주는 님들 모두 아름다운 킬리인 이랍니다

 

J

우리 킬리는 보통의 산모임과 차별화를 지향하여 배우는 산모임으로 유명하지요

그래서 한국최초의 산행해설사를 모시고 있고

겨울연수

해외여행

봄소풍

여름 해수욕

가을 운동회

봉사활동 등

산에서 배우고 얻은 것을 세상에 풀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런 행사에 서로의 마음을 내 놓곤 했었지요

 

J

사람이 모이면 입이 모이고

그러다 보니 입에서 말이 나옵니다

말 중에는 고운말도 있지만 들어서 거북한 말들이 더 많지요

그 말 때문에

J 그대뿐만 아니라 행사를 주관하는 이들의 힘을 빼기도 했었지요

그 모든 것을 사랑과 믿음으로 이겨낸 킬리인들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더러는 안타깝게도 행렬에서 이탈을 하기도 했지만….

 

 

 

J

오늘이 금년의 공식적인 마지막 산행이라 하는군요

이번엔 가까운 봉명산 이명산을 돌기로 합니다

고찰 다솔사(多率寺)를 품고 있는 봉명산에서 시작 합니다

다솔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적멸보궁이 있어 절이 품격이 있고요

또한 봉명산은 백두대간의 기운이 여기까지 내려온다 하여 명당으로 지명되어 임금으로부터 일반인들 묘를 쓰지 못하게 하는 어금혈봉표(御禁穴封標)를 세웠다 하는군요

 

 

 

 

이런 명당이니 예전엔 무수한 사찰과 암자가 있어 그것들을 거느리는 多率寺 라고도 한다지만

내가 보기에는 입구로부터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많아 다솔인가 싶기도 하네요

정말 다솔사 입구와 뒷산인 봉면산은 소나무가 많기도 하거니와 아름다운 것이 으뜸인가 싶습니다

 

J

오늘 우리가 오를 산들의 높이는 봉명산이 408m, 이명산이 570m 로 작은 동산 수준이지만

비탈이 심하여 여간 힘들지 않았다오

사실 힘들지 않은 산이 어디 있기나 합디까

마치 인생살이 처럼 힘들지 않은 삶이 없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정상은 조망이 좋아 지리산으로부터 백운산 금오산 멀리 통영 와룡산까지 보이니 산의 높이가 품격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J

낙엽이 많이 밟힙니다

우리는 속절없이 그들을 밟기만 합니다

그러나 낙엽을 떨구어 낸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를 그냥 내놓고 있습니다

자기들이 벗어던진 낙엽들은 대지를 덥혀주고

심지어는 귀찮아 할것같은 바위들도 덥어주고 있습니다

행여 그바위에 얼음이라도 얼어 행인이 미끌어 지면 어쩌나 싶은 모양 입니다

사람들은 생각없이 밟기만 할 뿐이지요

 

 

 

 

J

4시간 여의 산행을 끝내고 하동이 낳은 명 문장가인 이병주 님의 문학관을 찾았습니다

이병주 선생님은 1925년생 이시니 현,근대 시대사의 한가운데를 살아 오시면서 시대를 바로 보고 바로 쓰고자 하셨던 분입니다

그래서 이데올로기적 이단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하셨지요

그러나 그 누구도 그의 기상을 꺽지 못하고 선생님은 많은 작품을 남기셨지요

 

지난번 산행은 강진 만덕산을 오른 후  다산을 흠모했고

이번엔 현대 문학가이신 이병주님을 뵙습니다

우리 킬리가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산에 오르고 나면 긴 고통후에 얻는 상쾌함도 있지만 그것을 승화시켜주는 테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J

오늘은 마지막 산행이라 하여 떡국을 끓였습니다

몇 사람이 수고를 해 주었습니다

하산주도 한잔 하였지요

항상 그랬습니다

수고하시는 분들이 수고 하시고 나 같은 사람은 언제나 편히 받아 먹었습니다.

왜 나는 저들처럼 먼저 일어나서 돕지 못하는지….

그러면서 뭔 불평은 그리 많은지

돌아오는 길은 항상 부끄럽지요

그렇지만 우리들은 기분이 좋습니다

속절없이 좋습니다

내년에도 똑 같은 모습으로 만나자고 하면서요….

 

J

내년에도 그모습 그대로 변치말고 함께 할꺼죠?

경인년(更寅年) 범의 해라고 용맹할건 바라진 않지만

지혜롭게 가길 바래요 ^^

 

2009. 12. 13

 

 

 

 

 

 

흐르는 곡은 Isla Grant(아이슬라 그란트)의

"어제일만 같아요" 입니다

정말 어제일만 같습니다 ^^

 

Only Yesterday / Isla Grant

 

 

 

 

 

 봉명산에 오르면 금오산이 보입니다

 

 다솔사 스님들이 사찰무술을 하시는군요

 

 다솔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기 때문에 대웅전에 불상이 없습니다

이를 적멸보궁이라 합니다

부처님은 열반하신 모습으로 계시는 군요

뒤로 구멍을 뚫어 사리함이 보이게 합니다

 

 

저 돌 항아리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는 함이라 합니다

 

통도사 금강계단

오대산 상원사 등 5대 적멸보궁으로 유명하지요

 

 

 

 

 스머프 집 같지요? ^^

 

 

산도 늙으면 백발이 되는가 봐요 ^^

 

 

 봉명산 건너가 이명산인데 (570)

여간 힘들지 않았어요 ^^

 

 

 이명산에서 백운산 정상과 악불봉이 보입니다

 

 

 

 

 

 

 까치가 먹고도 남을것 같아 우리도 따 먹었습니다 ^^

물론 많이 남겨 두었지요

 

 

 

펜촉 같은 그 날카로움으로 역사를 바라보니

항상 선생님은 어려움을 격습니다

 

 

 나도 한때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