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치기 창작방

내가 너라면

김성조 2012. 7. 4. 23:42

내가 너라면

솔길 김성조

 

내가 너라면

비오는 창가에서

허전한 뒷모습을 내게 보이지 않을 것이며

 

내가 너라면

노을지는 들녘에서

고향 찾아가는 철새를 하염없이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너라면

봄꽃 흐드러지게 피는 날

젊은 날의 꽃 같은 세월을 아련해 하지는 않을 것이며

 

내가 너라면

낙엽 지는 가을 호숫가에서

바람에 날리는 갈대처럼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너라면

함박눈 소담하게 내리는 밤

부엉이 울음속에 묻어오는 적막함에 한숨짓지 않을 것이며

 

정말 

내가 너라면

너를 바라보는 내 마음을

이리 아프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