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태극종주

[스크랩] 만복대에서 돌아본다 (태극종주 2구간)

김성조 2006. 8. 11. 08:25

만복대에서 돌아본다 (태극종주 2구간)

2006.5.21

1구간을 시작한지 1주일 만에 2구간을 하려니 조금은 걱정은 되었는데

생각보다 몸 상태가 빠르게 회복이 되는 듯 하여 자신을 갖기로 하였다

그것은 아마도 이번 태극종주는 완주를 하고 말리라는 다짐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격주 보다 차라리 매주 가는 것이 체력유지에는 낫다는 나름대로의 결론^^

오늘의 시작기점이 지난번 종점인 정령치로, 버스로 7부 능선 이상을 실어주니 이동거리가 길기는 하겠지만 할만하다 싶다.

 

1차에 이어 이번에도 49명, 팀 오우버

영어학원 선생이라는 외국인도 오옥례님이 모시고 와서 한분 있다

이제 킬리만자로가 국제화가 될 날이 머지 않은듯^^

 

세사람은 자리가 없다

역시 유명산은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인기있는 코스만 선택하면 적자는 없을건데

우리 산학회는 남들이 덜 가는 산을 자주 가서 적자 보는 티를 내곤 하지요

적자낸 김에 저녁도 대접하면서.^^

 

장차 우리가 가야할 길과 오늘 우리가 간길(적색)

<정령치 휴게소에서 바래봉으로 가는 인파들>
 

적령치(1172) 도착 시각이 8시 50분

일찍 도착한 팀들이 우리 말고도 다른 모임에서 바래봉을 가기 위해 구름같이 모여 있다

바래봉! 니 오늘도 몸살이 나겠구먼^^

우리는 반대로 가니 한결 여유롭다

 

정령치(鄭嶺峙),

해발 1172M, 왠만한 산이면 명함도 못 내미는데,여기 지리산에서는 하나의 고개일 뿐 이다.

정령치(鄭嶺峙)는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장군(鄭將軍)을 이곳에 파견하여 지키게 하였다는 데서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잠깐!

여기서 학회 티를 좀 내고 가자

우리 의장님, 무슨 령(嶺).치(峙),티(峙),재(峙),고개 등의 지명이 나오면 잘못 쓰여 졌다고 열분(?)을 토하여 이제 귀에 익숙하다

그래서 충실한 학생(^^)의 자세로 사전적 의미를 찾아볼 수 밖에…

 

'치(峙)'는 '티,재(높은 고개)'의 한자어 개념으로 '산이 우뚝 솟아 있다는 모양'에 대한 표현으로 보지만 웬만한 고갯마루를 치로 표현 한곳이 많다

 

(嶺)은 대게 큰 고개에 많이 쓰인다. 대관령,추풍령,조령,죽령,한계령,미시령 등

높이의 기준이 아니고 그 고개의 상징적 의미가 크거나 주요 통행의 의미가 있을 때 붙이고,

그 외의 고갯길은 재,치,티를 쓰는 것 같다

 

그런데,대관령고개, 추풍령고개 하는걸 보면, 령 까지는 하나의 고유명사로 대접 받는게 아닌가 싶다(남상규의 추풍령고개 노래 많이 불렀슴^^)

 

그럼 지리산의 임걸령,벽소령 등은 또 뭐꼬???

이것이 한자를 썩어 쓰는 우리말의 비애라 해도 되는지??

저기 저 외국인은 무슨 말인지 통 모를끼다

그러고 보면, 정령치는 아무래도 어감이 안맞는 것 같긴 한데, 이미 제 이름이 되었는데 시비를 해서 무얼 하리요

령이면 어떻고 치와 재를 썩어 쓰면 어떻고, 그기 에다 고개를 붙이면 또 어떠리

그것은 한 지명을 가리키는 뜻 이상은 아닐 테고, 잘못 사용했다고 벌금 낼 일도 없을 것이니 돈 안 되는 논쟁은 그만하고

산행이나 하자

 

출발 시각이 8:50

입구 이정표를 보니. 일차 목표지점 성삼재 까지는 6.5KM,

성삼재 쯤에서 점심을 먹고 당동마을에서 바로 올라오는 A코스와 합류하는 것으로 일단 정함.

 

지난주 바래봉 철쭉이 피지 않았던데 여기도 아직 피지 않았다.

땅에는 온갖 풀들이 초원을 이루고 있다

<만복대에서 바라보는 고리봉 그넘어 노고단..>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만복대의 식물>


 

이쪽 능선들의 특징들이 큰 나무들이 없어 여름에 했볕 노출이 심하다는 결점이 있지만,겨울에 눈이 내리면 상고대와 쌓인 눈이 멀리서 바라보기 좋기로 유명 하단다

 

50여분 만에 만복대에 오름

만복대(萬福臺:1,433m) 는 지리산의 많은 봉우리들 중 하나이다. 만복대라는 이름은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또한 가을의 억세 군락으로도 유명하다

 

2년전 2월7일

킬리만자로 재정립 시산재를 이곳에서 했을 때 처음 산행에 참여하여

눈쌓인 만복대의 조망과 하산길에 썰매의 추억이 새삼 스럽다

그때 시산재에 참여 하신분이 20명이 조금 안된 것 같았고

많은 얼굴들이 바뀌었다

광주 사신다는 맹 모 여사는 먼길을 싫다 않고 열심히 다니시더니

이제 김희관 대장 혼자 외로히 광주를 대표하고 있다

 

대게의 봉우리에 대(臺)가 붙은곳은 조망이 좋다고 보면 된다.

꼭 산이 아니라도 전망좋은 정자에 대를 붙이는 곳이 많이 있다는 염의장의 말씀.

만복대 능선은 경사가 완만해 나이든 산악인들도 무난하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펑퍼짐한 시골 아낙의 엉덩이처럼 풍만하고 넉넉해 보이는 만복대는 산을 찾는 이들을 심성 좋게 품어준다.

 

만복대 정상아래 동쪽으로 50m 지점 절벽위에 별로 유명하지 않은 젊은 산악인의 무덤이 있는데,

산행중 얼어 죽었는지 추락 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친구들이 그의 유골을 조망이 좋은 이곳에 묻고 비명을 적어 두어 산을 타는 사람의 마음을 착찹하게 하였다

비명의 주인공은 류인철(1975.5.19 ~ 1995.8.28)

20년 살고, 8월에 죽었으니 동사는 아닌 것이 확실하다



비문에

“내 만일 죽어 사라 지더라도

내 이름만은 기억해 주오

 

내 만일 죽어 사라 지더라도

내 모습만은 기억해 주오

 

내 만일 죽어 사라 지더라도

나의 진실만은 알아주오

 

이제 여기 어머니의 품 지리산에 편히 잠들어라

1995.10.10.15

 

비석에 사진이 함께 밖혀 있었지만 10여 년의 풍파에 사진의 모습은 알 수 없고

그의 진실이 무엇인지, 그의 모습이 어떠한지 모르지만 그의 이름만은 기억해 주마,

 

류인철!

~쁜놈, 더러븐놈,

인생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부모의 가슴에 대못질하고 혼자 자빠졌냐?

산을 그렇게 좋아 하더니

산에 뭍히니 편안하냐 이 썩어질 눔아…….

 

여러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합시다

제발 의장님 말씀 흘러 들으시지 마시고

산행대장님 가이드만 따르소서

저기 타 산악회에서 오신 동호인님

느리다 불평 마소

우리는 우리의 산악 문화가 있잖소

“그런갑다” 하소

 

여러 가지로 만복대에서 많은 생각을 머물게 하여 여행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얼릉 갑시다

 

중간 그늘 좋은곳에서 점심을 A팀과 합류하여 먹고

백두대간을 지나간다



왼쪽은 남천강,남강,낙동강으로 흐르고,우측은 섬진강의 발원이 된다, 이름하여 오줌의 방향.

산을 타면서 강의 발원지를 지나는 기분은 정말 신난다

내가 마치 강을 가르는 도사가 된 기분^^

오줌을 누면서 “너는 낙동으로 가거라~~ㅎㅎ”하느님 보시기에 좋았을까^^

 

작은 고리봉(1,248m)에 올랐다

적령치에서 바래봉쪽으로 가는 고리봉(1,304)보다 조금 낮아 붙인 이름인데 웬 고리봉은 이리 많은고?

 

멀리 성삼재와 노고단이 보인다


<성삼재로 들어서는 길: 달궁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성삼재(姓三峙:1090))는 각성받이 3명의 장군이 지키던 수비성터에서 유래한 이름이라는데

각성받이 어떠한 성인지는 모르겠고.

높은 지리산을 넘나드는 관문이듯

찾아오는 관광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우리처럼 등산하는 이도 있지만, 가을이면 할머니까지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오르고는 지리산 다녀 왔노라고 자랑을 한단다

이 많은 인원이 연중 찾아오면 입장료가 도대체 얼마야

그런데 국정감사때 그걸 따지는 국회위원 한놈도 못 본 것 같다

 

지리산은 그 높이에 비해 정상부까지 물이 좋기로 유명한데

여기 노고단(1,507)은 더욱 물이 많다

<노고단 대피소 아래의 계곡에서 쉬는 등산객>

노고단아래쪽 종석대(1356) 아래 노고단 산장에는 계곡물이 마치 산아래 계곡처럼 흘러내려 등산객들의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돌로 포장된 도로를 오르면 화엄사에서 오르는 코재가 있는데,

'코재'는 등반하는 사람들의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는 곳이다. 혹자는 '궁둥이길'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하기도 한단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물을 채우고

종석대에서 기념촬영하고

이제부터 임걸령 까지는 평지나 다름 없는 능선을 타고 임걸령에서 부터 피아골 계곡으로 번지점프 하듯 내려가면 된다

그래도 그 길이 작으만치 6.2km

임걸령에서 피아골 내려가는 갈림길

여기서 천왕봉은 22km 더가야 한다

<임걸령 근처의 흰 철쭉:아직 개화가 이르다>

이제 체력은 한계상황에 이르고 오직 가야 한다는 본능으로 내려 갈 수 밖에

피아골 산장 가까이 이르자

아름다운 피아골 계곡의 본성이 나타난다

가을의 피아골 단풍을 보려고 두번정도 산장까지 온적이 있지만

언제나 때가 맞지 않았고

언제나 붐빈 기억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신록의 우거진 피아골은 마침 비온뒤의 물과 함께 더욱 운치가 있어

지친 나그네의 피로를 풀어 준다

<피아골 대피소>

지리산의 제2경인 피아골은 밭을 일구어 농산물로 피를 많이 가꾸었다는 '피밭골'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직전계곡(稷田溪谷)이라고도 부른다. 활엽수의 원시림이 울창하며, 특히 가을단풍이 유명하고 식물이 능선별로 구분되어 분포한다. 산홍(山紅)·수홍(水紅)·인홍(人紅), 즉 산·물·사람 모두가 빨갛다는 삼홍소(三紅沼)가 있으며, 홍류동(紅流洞) 3홍의 명소이다

<삼청소라 부르리:모두가 푸르므로...>


 

단풍으로 유명하다는 삼홍소는 지금은 삼청소(三靑) 더욱 푸르고 싱싱하여 좋았다


<피앗골의 신록과 계곡물>

다행이 버스가 마을까지 올라와 있어

20.5km의 긴 여정을 8시간 만에 끝낸다.

다음 3구간은 이피아골을 다시 올라 임걸령 까지 가야 하나?

그래도 해봐야지.

제발 완주하는 힘을 주소서...

아자!,아자!

출처 : 킬리만자로산학회
글쓴이 : 카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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