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토끼봉에서 토끼를 연상하지 말라( 태극 3구간)
토끼봉은 토끼 모양이 아니다
2006.6.11
태극종주 3구간(임걸령_연하천 산장)
중마동에서 출발하는 인원이 14명 승합차가 꽉찬다
어제 서울서 딸 결혼식 치른 박고문님 언제나 특유의 밝은 미소로 반기고
오랜만에 구조대장 이경인님과 박일옥 여사도 왔다
3구간은 불과 7.4Km 거리이다
그러나 이 구간의 이동을 위해서는 아래에서 1500 고지이상을 이동거리 배이상 오르 내려야 하는 것이 지리산이다
그래서 한번 올라 1박2일 ,2박 3일만에 해 치우는가 보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지리산 전 종주구간은 물론이요 각 골짜기와 매표소를 모두 섭렵하는 것
3차 주 코스는 피아골에서 임걸령을 오른후 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연하천산장에서-음정으로 내려가는 장장 20 km
지난번 설악산의 경험도 있고 하여 코스를 조정하여 가능하면 능력에 맞도록 선택하도록 함
편의상 코스를 정함
A코스: 성삼재-임걸령-연하천-도솔암-음정 (19.9 km)
B코스: 범왕교-토끼봉-연하천-음정 (14.5 km)
C코스: 피아골-임걸령-연하천-도솔암-음정 (20 km)
여기서 A코스는 개인적으로 성삼재 까지 이동하는것임
<청색이 태극종주 코스이고, 녹색이 3차 코스>
설악산을 다녀온 피로가 아직 덜 풀린 상태에서 또다시 피아골 계곡을 올라야 하나 생각과,
처음가는 코스를 택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잔꽤가 경합을 벌이다가
이왕이면 아내와 같이 B 코스를 택하기로 함 (사실은 이틀 전에 아내에게 아주 중죄를 지었음^^)
결론은 종주코스에서 커닝을 함^^
정규 C코스 인원을 피아골 입구까지 실어다 주러 가는 동안 B코스 11명은 입구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피아골 검문소 입구에서 대기하는 동안 뜻밖의 쇼를 관람하는 행운을 얻었다
어떤 여자신도가 스님복장을 하고 우리들 앞에 내려서는
불교관련 설교를 하는가 싶더니
교단에 관련하여 불만을 터트려 놓고 하여
우린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구나 하여 애써 외면 하려고 했는데
갈수록 그분의 말이 논리정연하고, 사용하는 용어등이 지식인의 그것과 같아 우리는 어느새 경청하는 자세가 되었다
드디어 박수가 다 터지고..
그 보살님의 말씀은 종교계를 넘어 사회경제, 정치권까지 넘나들고 있어 우리들 혼을 싹 빼놓고 말았다
그런데 이상한건
버스가 도착하여 우리들이 탑승을 하니 그 보살님도 연설중단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준비를 한다
그럼 뭐야 무슨 훈련이라도 하나?
옛날 직장시절 극기훈련이 생각난다는 하영님 말에 경험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긍정…
범왕리 코스는 대성계곡으로 들어가다 칠불사 입구 범왕교에서 시작된다
(칠불사 코스는 폐쇄되어 있음)
이 코스는 산불예방기간 동안 일시통제(11.15~5.15) 구간이라 길이 정비가 되어 있지 않다
<여기를 요렇게 올라가면 되는거야...>
우거진 풀잎 사이로 조금씩 들어나는 등산로를 조심스럽게 오른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개울물소리가 듣기 좋고 이슬에 젖은듯한 풀잎의 감촉이 좋다
여름산행의 걱정이 더위인데 나무그늘이 좋아 시원상쾌 하기기 이를 때 없다
또한 고지대 이라 기온이 아무래도 지상보다 낮기 마련
장갑을 끼지 않았다가 풀쇄기에 씌어 혼이 나서 다시 장갑을 끼기도 하며
c조의 총괄인솔자 김 고문님의 지휘아래 끊어지듯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가파르게 오른다.
순천에서 오신 여성동호인은 체격이 좀 있으신(죄송^^) 편인데
혹시 단체에 부담이 될까봐 바지런히 선두를 쫒아 가더니 다리에 쥐가 나고 만다
그런데 오늘의 대장 김재옥 님이 누구신가
비상용 침통을 끄 내더니 즉석 진료를 척,척,척
금새 일어난다
우와 진짜 구조대장감이다
칠불사 능선과 만나고부터 완만하게 이어진다
돌도 없는 그야말로 황금능선이다
참샘에 이르러 휴식을 취함
샘은 이 길을 찾는 등산객이 없어서 인지 물이 깨끗하지 못한 것 같다
땅에 물기가 많다는 증거
<여기가 분명 1000고지가 넘는 산인가???>
10부 능선 토끼봉 까지는 4.9KM
해발 1,534의 토끼봉은 특별한 봉우리 표시가 없고 지리산 주능선 중에 하나의 봉우리이다
토끼봉 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봉우리나 바위가 토끼를 닮았다거나
토끼와 거북이의 전설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반야봉에서 볼 때 묘(卯)방향에 있는 봉우리라서 토기봉 이라는 염의장님의 설명
묘방향 이라면 3시방향 즉 동쪽을 말한다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辛),유(酉),술(戌),해(亥)
12지를 12방향으로 나누면 子가 정북 이므로 卯는 3시 방향인 샘
가끔 우리 의장님 버스운행 중에
“지금 11시 방향에 있는 산이 00산 입니다” 하시는데
이건 사실 군대식 방향 표시방법이다
혹여 여성회원들이 모르실 까봐 부언 설명을 하면
우리가 가는 방향이 12시 이고, 11방향 이라 하면 시계의 11시 시침과 같은 방향으로 보면 된다.
괜히 실데 없는 야기를 하느라고 지면만 채웠네, 누가 학회 아니라 할까봐^^
결론은 토끼봉에서 토끼를 찾지 말라는 말씀…^^.
그래도 킬리에 와서 이런상식을 알았으니 이거 대단한 횡재이지요
몰랐으면 계속 토끼를 찾으려 했을꺼 아닙니까??
<여기가 토끼봉 맞지?>
12:00경 토끼봉에서 점심을 11명이 몽땅 모여 먹는다
소문만 낸 낚지는 그 양이 부족하여 오히려 한 꽁지 남는다
c팀 사정을 알아보니 임걸령에서 점심먹고 지금 출발 한단다
우리하고 약4킬로 편차
여유를 부릴 만 하지만
괜히 따라 잡히면 오히려 폐가 되므로 일정간격은 유지하는 게 좋다는 김고문님의 말씀에 우리도 페이스를 유지하기로 했다
중간에 지리산 종주팀을 자주 만난다
중간에서 1박을 하느라 배낭짐이 태산이다
그중에 9살 먹은 꼬마가 아빠와 함께 종주를 참여 하는데 대견스럽다
좋은 아빠를 만나건지..잘못 걸린건지.^^
<대단한 꼬마>
명선봉을 넘어 잘 만들어 진 나무계단을 내려가니 연하천 산장 (1,440)
연하천산장 물은 정말 시원하다
기념사진을 찍고
<와 이제부터 내려가면 된다...>
음정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
음정마을까지 6.6km
김고문님 다음 4차에 오를 코스까지 계산을 하면서 갈림길 마다 설명을 하신다
이리로 가면 어디로 내려서고, 저리로 가면 어디로 빠지고..
꼭 산을 만드신 분처럼 훤하다.
갈림길에서 급하게 내려서다 임도에 들어서니 나머지 구간이 4km
설악산에서 본 함박꽃도 보고 칠레꽃 향기도 맞고,철 늦은 아카시아 향기도 맞으며,즐겁게 아주 즐겁게 음정마을까지 하산한 시각이 16:00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음정마을
이곳이 빨치산 본거지 소탕작전으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주코스 사정을 알아보니 마지막 주자가 도착하려면 약 2시간여가 발생
그런데 여기서도 설악산처럼 실종사고가 발생
c코스를 따라간 동호인 한분이 홀로 다른 코스로 하여 먼저 버스에 와 있었다
아무 에게도 이야기 하지도 않고…
염의장 얼마나 노심초사 했을꼬
그래도 모두 무사히 도착하니 그냥 웃고만 계신다
웃지 않으면 ???^^
음정마을 구멍가계,
요즘 시즌이 아니라 손님이 없었는데
갑자기 막걸리가 부족하여, 아랫마을에 연락하여 추가 보급하고,
부침게 꺼리가 부족하여 밭으로 가고 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