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소백산의 밤 하늘(05.10.15)
아름다운 소백산의 밤 하늘
2005.10.15~16
태백산이 대한의 등뼈라면
소백산은 백두대간의 허리라
하겠다
가을이 익어가는 때에 단풍구경도 아니고
웬 야간산행 이라니밤에 뭘 보겠단 말인가
물론 남도에서 이동 거리를 생각하여 짜낸
스케쥴 이겠지만,
이때 안가면 언제 따로 가랴 싶기도
하고, 가고 싶은 소백산이라 밤10시 순천에서 출발.
비로봉-국망봉에서 하산하는 종점까지 장장 20여 킬로미터는 될터.
음력 구월 열사흘 달도 밝은데 하늘엔
무수한 은가루가 반짝,반짝
앗 별이다!
저건 삼태성(오리온), 저건
북극성,북두칠성,그리고 저기 W자 모양이 가시오페아좌…
아니 하늘에 저렇게 별이 많았었단
말인가
어릴 때 시골마당에 누워서 바라보곤
처음인 것 같아 괜히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감동이 몰려온다.
별이 아름다운 소백산
그래서 국립천문대가 있는가?
다행히 등산길이 포장된 도로길이라 위를
보고 걸어도 불편함이 없다
야간산행 때 불거지 안 되려고 모두들
라이트를 켰지만
달빛을 이용하여 걸어보자는 대장의 제안에
일제히 불을 끄고 순전히 달빛을 받아 걸어보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
이정표를 보니 우리가 최종으로 오를
국망봉(1,420) 까지가 14.5킬로, 만만한 거리는
아니다.
천문대가 있다는 제1 연화봉 까지 갔지만 야간이고, 마침 밤안개가 일어 천문대 방문은 생략하고
전진.
야간이고 바람이 불어 기온이 상당히
떨어져 행군하기는 쾌적하다.
낮이라면 상당히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화봉을 넘어 소백산의 정상
비로봉(1,439)으로 가는 길에 먼동이 트기 시작
한다
일출시간을 대략 6시30분으로 잡으면 아무래도 속도를 내야 할 것
같다
하늘은 쾌청, 행운의 일출의 장관을 볼 수 있겠다 싶어 계단길을 달리다 보니 이건 장난이
아니다
비로봉 정상을 10미터 앞에 두고 사진기를 들고 누가
내려온다
이미 해는 떳 다는 얘기
아 실망감
그러나 포기 않고 오르니 아직 해는 막 솟아 오른 듯 아래가 약간 걸려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 보려면 삼대에 공을 들여야 한다 했는데
소백산이라고 아무나 볼 수 있는 건
아니겠지
그나마 킬리만자로의 영예스러운 회원이기에
가능한 거 아닝감?
<민둥산 소백산정상인 비로봉>
소백산의 정상부분은 민둥산이라 할 만큼
빼어난 암릉이나 나무들이 없다
그냥 바람만 매몰차게 불 뿐이다
그나마 철축이 없었다면 어찌 국립공원이
됬을꼬..
그런데 그 민둥산 덕분에 한반도의 산맥이
다 보이는 듯 전망이 일품이다
<산봉의 바다에 빠진 듯 산 너머 또 산.산>
비로봉 정상에서 보면
연화봉에서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너무나 선명하여 마치 대형 지도 위에 서 있는듯 하다
국망봉을 보며 우측으로 흐르는 물은
낙동강, 좌측은 한강이라 했겠다
어디 한강에 수량을 보탤까 하여 한강
쪽으로 소변을 보는데 바람이 너무 세차서 도로 낙동강으로 날아간다.
충주호에서 일어난 운해가 가히 신성 스럽다
<청주호의 아침운해>
<계단에 얼음이 얼다>
조금 돋아 오른 햇빛을 받으며 바람어지
에서 아침식사를 하는데 영하에 가까운 날씨 때문에 밥이나 찬이 얼음이다
그래도 눈보라를 맞으며 먹을 때 보단
봄날이라나 어쨌다나
조식 후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계속
서진하여 국망봉(1,420)에 도착
국망봉(國望峰)은 나라를 바란다고 했으니 나라를 잃은 분, 아니면 나라에 무척 충신이신 분이 올라와서 울거나 절을 하거나 제사를
지냈다 하여 붙인 이름 이라는데
오늘날의 충신들은 다들 어디서 무얼 하는고…
국망봉
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하산.
그런데 하산길이 시작만 있고 연결이
안되어 있어 낙엽을 해치며 내려오니 이곳은 입산금지 지역, 위반 시 벌금 일백만원, 이크 큰일 날 뻔
했다
그래서 그런지 계곡이 깨끗하고 물이
맑았다
<소백산의 단풍은 화려 하지는 않지만
맑다>
완전히 하산한 시간이 11시 30분 완전히 9시간이 소용됨
물론 선두와 후미의 차이는
있겠지만, 킬리는 선두라고 먼저 가는 법이 없으니 시간이 길어 질 수
밖에.
이후 스케쥴은 다소 변경이 불가피
했다
그래서 희생된 곳이 부석사와
소수서원.
부석사는 문화재 청장인 유흥준님이 “사무쳐서 또 찾아본다” 하여 그기 안 가보면 문화인도 아닌 냥 암시를 하는
덕에 나도 이미 세번이나 다녀왔다
오늘은 사무치는 분이 딱 두 분이
있었는데 눈치 보아하니 포기함이 신상에(?) 좋을 듯 하여 다음에 따로 가보겠노라고
선언.
맛이 있고 무농약은 아니라도 저농약은
맞는 듯 했다.
소수서원은 입장료가 비싸고 (3,000원)대형버스 주차할곳도 없다는 핑계로
통과 하고, 대신 풍기역전에서 두시간을 인삼을 곁들인 음식들을 진탕나게 먹고 마시고 즐겁게 마무리
함.
산행은 다소 힘들었지만 뒷풀이가 괜찮아 내려오는 차속은 사뭇 흥겨운 광경들이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