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현장에서 바라보는 섬진강과 악양 고소산성 전경>
여인의 속치마 주름처럼 아름다운 섬진강의 노을
몇일전(8/2) 오후 6시반경
퇴근 하자니 아직은 덥고 하여
피시 앞에서 킬리 카페를 열어보고 있는데
30대 중반쯤 보이는 호리호리한 여인이
쭈삣 쭈삣 하며 사무실을 들어 와서는 상담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나는 앉은체로 어떻 게 오셨느냐고 물었더니
지적도 한장을 꺼내며 땅 가격을 알아보고 싶단다
내용인즉
섬진강이 보이는 다압쪽에 전원주택용으로 땅을 1500평 정도 매입을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땅의 규모가 너무 크고
더 좋은곳이 보여 이것을 매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땅의 가격이 백화점 물건처럼 정가가 있는것이 아니고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현장을 봐야 한다 하니 자기 승용차로 함께 가자한다
차로 이동면서
그땅에 대한 보충 정보를 얻기위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여인은
전원생활에 대한 대단한 선망을 가지고 있어
여행중 좋은 위치의 집이 있으면 반드시 들어가 보곤 했다 한다
지금 이땅도
그런 차원에서 물색하던중 찾은 땅으로서
10번 정도 답사를 하였는데
어느날 석양이질 무렵 이곳에 다시 들렷다가
섬진강과 지리산의 아름다움에 흠쁙빠져 매입을 결정 했단다
그 여인의 표현을 빌리면
다압쪽 높은곳에서 섬진강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마침 해가 지고 있는싯점이라
앞산(악양의 성제봉)의 그늘이 마치 여인의 속치마 주름처럼 아름답게 펼쳐 지더라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랐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이 있고
섬진강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문인과 여행객들이 많지만
이런 표현은 처음 듣는다
나는 그표현을 인용하기로 양해를 받았다
.
여인의 속치마라...
여자의 속치마는 천박할지 모르지만
여인의 속치마는 아름다운가?
요즘 여인들의 속옷은 옛날 여인의 속치마와 형태나 기능면에서 다르지만
내가 기억하는 여인의 속치마란,
어릴때
명절이나,집안에 큰일이 있을때면 응당 큰고모님이 먼저 오셔서는
제일 먼저 하시는 일이 걷치마를 벗어서 횟대에 걸고서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속치마를 훌렁 걷어시며 털석 앉고서는
아내를 향해 "진이야(큰애이름) 찬물 한 사발다오" 하실때 그 새하얀 속치마의 주름?
.
결혼 예물 제대로 받지도 못한 아내가
몇년이 가도록 새 한복 한번 해 입지도 못하고
명절때만 되면 빛바랜 한복을 입을때 마다
속치마 걱정을 더 하던
그 분홍색 치마의 굵은 주름.....
오늘도 나는
해질녁에 섬진강을 가본다
그 속치마 주름같은 아름다움이 보일까 하고....
빛바랜 아내의 옛날 치마의 그 굵은 주름이 보일까 하고,
아련하고
가슴아픈 추억처럼....
이젠
원한다면 더 하얗고
더 윤기나는 속치마를 타스로 해줄수도 있는데,
이젠 자주 입지도 않는 그속치마를....



< 송림이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서 보는 섬진강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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