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팔봉산
저 지난주 당진 아미산에서 실로 오랫만에 산 맛을 쬐끔보고
이번주에 아내가 올라왔으니 가까운 산을 또 찾는다
어젯밤에는 예전에 내가 저질런 일(사업)이 리바이벌 되어 한장 뿐인 이불을 서로 끝머리에서 잤는데
아침에 그래도 산에는 함께 가겠다고 장비를 챙기는걸 보니 좀 풀린 모양이다
침묵 가운데서도 차창으로 지나가는 산천은 푸르름이 더해가는데
지난달까지도 춥다는 말이 나온걸 생각하니 우리가 지금 뭐하고 있나 싶다
서산 IC를 빠져 나오니 잘가꾸어 놓은 꽃밭이 있다
"와 ~꽃이 너무 이쁘다"
"얼마나 갈지?"
내가 시큰둥 한다
"커피탈까?"
"응"
아내는 차안에서 뜨거운물로 커피를 저어며 피식 웃는다
.
.
충남 서산의 팔봉산(八峰山 361.5)은 이름 그대로 봉우리가 여덟개 라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건 꼭 설명이 없어도 안다
강원도 홍성의 팔봉산(302)과 전남 고흥의 팔영산(609) 이 같은 뜻인데
팔경(八景)은 큰 경치를 말하는 것으로 중국의 영향이라 한다
우리 같으면 9경이나 10경이 더 큰 것으로 아는데….
8개의 바위봉우리가 올망졸망 이어진 산이다 라고 소개 하고 있으나
막상 올라보면 바위산은 4봉까지 이고 나머지는 평범한 봉우리다
그러나 이산에 오르면 태안국립공원 태안반도가 한눈에 보이고.만리포 연포 몽산포 방포 해수욕장 등이 가까이 있어 산행 후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한다.
산행 출발점은 1봉부터 오르는 팔봉면 양길2리 팔봉산 가든 과 8봉을 먼저 오르는 어송리 들머리가 있다
사전 도상답사를 해보니 1~ 3봉이 하일라이트라 하여 우리는 양길리 쪽을 선택 한다
잘 닦여진 임도엔 오래된 소나무 숲이있고 샘터와 나무의자,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요즘 제법 가믐때 인데 약수가 졸졸 흘러 반가워 뛰어가 보니 수질검사표에 “음료불가”
아마도 약수터 보다 더 높은 위치의 공중화장실 때문인지??
<2봉에서 바라보는 제 1봉>
숲속 계단을 가파르게 오르면 1봉과 2봉 사이의 고개 안부에 올라선다.
1봉의 정상은 안부에서5분거리.1봉 일대는 집채보다 큰 네 댓개의 바위로 이뤄졌다.
그래서 일봉 정상엔 오르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내려온다
2봉은 안부로 다시 내려섰다가 숲을 지나 바위벼랑에 붙어야 한다.철사다리가 있어 별 어려움이 없다.
깎아 지른 벼랑을 보며 오르면 길이 5-6m,높이 1-2m 남짓한 통천문을 만난다.나무사다리를 올라야 하늘을 맞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막아두고 다른 길을 만들어 두었다
<정상 제 3봉>
정상의 3봉(361.5)은 큰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진 가운데 작은 빗돌이 세워져 있다
오은선 대장이 히말라야 안나프르나 정상 등정후 큰 눈덩이 앞에서 사진을 찍어 정상이 아니지 않는가 하는 말도 있었지만 여기 정상도 바위 위에는 오르지 못한다
정상에서 보면 서면 태안의 백화산과 만리포 일대의 서해바다가 수채화처럼 펼쳐져 탄성이 절로 나온다.
<4봉에서 바라보는 제 5에서 제8봉의 봉우리들>
3봉 바로건너 어른걸음으로 폴짝뛰어 건너면(?) 4봉인데 여기까지가 암봉이고 니머지는 평범한 봉우리다
고흥 팔영산은 많은 봉우리들 중에 빼어난 것만 골라 여덟개에 이름을 붙혔다고 보면
여기 팔봉산은 모조리 끌어다 팔봉이라 이름 붙힌 것 같다
내 생각이니 팔봉면 청년회는 화 내지 마시길..^^
여기서 돌아 가기에는 운동량이 적어 참외 하나 깍아먹고 8봉으로 향한다
5,6,7봉을 거쳐 오른 8봉은 높이로 치면 제2봉이다(322m)
어송리 주차장에서 오르면 거리가 약 1.6km로 땀께나 흘리며 올라온 등산객들이
건너다 보이는 3봉의 위용을 보며 한숨짓는 모습이 우습다
여기서 돌아가는 길은 운암사지를 거쳐가는 우회길이 있다
이 길은 계속 숲이 우거져 있어 산책길 같은 길이다
왕복 4.5km 약 2시간 반이 걸렸다
만일 종주를 한다면 산이고개를 넘어 금강산(316) 장군산(203)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옛날엔 전국 3대 시장 이었다는 서산 동부재래시장에서 꽃게와 산낚지를 사서 저녁에 푸짐한 해물탕을 해먹는다 ^^
2010. 5. 15
강원도 산골도 아닌데 감자 축제?
알고보니 이곳 팔봉산 아래 감자가 좋다고...
제2봉과 3봉
이산의 명물 우럭바위
정말 서산의 명물인 우럭의 원조인가 보다..
충남 홍성의 용봉산과 마찬가지로 이산도 바위미가 뛰어나다
바다 코키리 같은 바위
새끼를 돌보고 있다
새끼를 업은...
웃는 해태상^^
이런길을 통과해야 한다
아내가 "삼형제"바위라 하기에
나는 "부부"라 했다
"그럼 왜 세개인가?"
"한 쪽은 첩이지.
저봐 배가 부르고 본처는 비쩍 말라있고
영감도 첩을 보고 있잖어..ㅎㅎ"
그래서 한대 얻어 맞았음..ㅋㅋ
이산의 바위들은 땅에서 쏫아오른것이 아니고
하늘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엉덩이가 너무 무거워 보인다 ㅎㅎ
<시루떡 바위>
<운암사지>
산천은 이제 녹색으로 채색되어간다
<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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