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뎅그릇
스뎅그릇 신문에 끼워 온 광고지에 그릇 가게가 망해서 정리한다는 내용이 있었다.아내에게 슬쩍 보여주며 “그릇 가게 떨이행사한다네. 가볼까?” “뭐 그릇 없어 밥 못 먹냐.”하며 시큰둥한 표정이다. “아니 뭐 필요한 거나 좋은 거 있을지 알아?” “뭐가 필요한데? 그럼 혼자 가 보시던지.”사실 나도 그릇점에 가고 싶을 만치 부엌살림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얼 사 모으고 하는 쪽으로는 취미도 없다.그러나 내가 그릇이라는 단어에 이리 꽂히는 것은지난날 아내가 푸념같이 했던 말 한 마디가 내 가슴에 꽂혀 사건 현장 지문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신혼 초 시골 본가에 있을 때 어느 해 명절차례에 쓸 그릇을 준비하던 아내는 닦던 수세미를 툭 던지면서“아~ 찬장에 그릇 질 대로 소복소복 쌓아놓고, 장농에 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