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치기 창작방

오빠야

김성조 2025. 2. 16. 09:32

 

어릴 때 칠순 지난 큰고모가 친정에 오시면

아버지에게

오빠 오빠

참으로 신기했다

어른들에게도 무슨 오빠가 있을까

코흘리개 기집애들이 떼 쓸 때나 있지

 

 

 

고향 친구 부친상

늙은 상주 옆에

연락도 없이 지냈던 친구 동생이

오빠야

상복치마가 눈가로 올라간다

 

 

니가 누고 화자구나

많이 컸구나 할 수도 없고

많이 늙었구나 하기는 더욱 어려워

침묵의 회상에 젖는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기타 치고 하모니카 불며

꺼덕거릴 때

오빠야 오빠야 하고

따라다니던 그 동생

 

다 늙은 할매에게도

오빠야는 있구나

 

아프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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