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지 9년이 지난 김연아 가
예능 프로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경기 잘 끝내고 왜 울었냐 물었더니
그냥이요 그런다
끝났으니 좋아서
이제 실컷 먹고 자고 놀겠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했다는데
이런 속았잖아
온갖 미사여구를 바른 언론에 우리 국민들도 같이 울었지
어쩜 그 자리에서 그렇게 말했어도 우린 울었겠지만
소주 한 잔 마시자는데 무슨 의미를 꼭 붙이려는 우리
잘되었으니 한 잔
잘못되었으니 한 잔
이왕 늦었으니 한 잔
손주가 첨 뒤집기 했다고 한 잔
어쨌던 핑계는 많아
회식 자리에 꼭 연설하려는 사람
지만 하지 또 시킬 건 뭐람
할 말 없으면 오지 말라는 건지
자전거 타고 가는 퇴근길
홍합탕 끓이는 포장마차 앞을 지나다
앞사람이 끽 서면 따라 서고
포장 차일 들추며 들어설 때의 얼굴이 진짜 삶의 얼굴이지
의미 없는 게 의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