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강이 길어야 평야가 넓을까(호남정맥 8구간:만덕산)

김성조 2007. 7. 9. 15:29

 

만덕산 하면  다산초당이 있는 강진의 만덕산(409)이  먼저 뜨 오른다

정약용 이란 원체 강한 요인이 있기 때문이고, 산세 또한 작지만 수려하다

 

여기 완주군의 만덕산(萬德山 761.8)은

완주군 상관면, 소양면, 진안군 성수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며 호남정맥 선상에 있다.

어쩌면 호남정맥 선상에 있기에 우리같은 이도 찾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쪽 전주인들이 들었다면 섭섭한다 할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역사적인 전적지요

6.25 동란 때 공비의 침몰이 심했던 곰티재를 지키고 있는 수문장과 같은 산이요 증인이다.

암봉과 육산으로 조화를 이루어 가을 단풍, 겨울 설경의 풍치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으며

특히 이 산의 동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잇는 미륵사 일대의 경관은 일품이며 바로 아래 높이 50 m의 만덕폭포와 그 주변의 풍광은 등산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데 부족함이 없다. 겨울철의 빙폭은 젊은 산악인들의 빙벽타기 훈련장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전주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데다 등산코스가 다양하여 모악산 다음으로 전주시민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장수 영취산에서 백두대간 선상으로 부터 분기된 금남호남정맥은 금강을 아루며 북으로 달리다가 완주 주화산에서 금남정맥만 홀로 금강을 몰고 가라하고

온전히 호남정맥 이름으로 내려오면서,왼쪽으로는 여전히 섬진강을 몰고

우측으로 만경강과 동진강을 만든다.

징개 맹개(강계 만경) 너른 평야를 이 두 강이 살찌우는데,

산이 높아서 물이 깊을까, 강이 길어서 물이 많을까 그러면서도 그 너런 전라도 지평선을 일구어 낸다

산 이름이 그렇듯 만인에게 덕을 베푼다는 뜻 이란다.

산자락 북쪽에 화심온천, 남쪽에 죽림온천까지 터뜨려 놓았으니 큰 덕을 베풀고 있는건 사실이다.

 

7차때 (6.17)

주화산에서 금강과 이별하는 그 장면을 포착도 못하면서 무슨 정맥 탄다고 깐죽대는 꼬라지 하고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한달 여 만에 8차에 참여 하려고 만덕산을 오른다.

매일 치료받는 병원에는 산에 간단 말은 비밀에 부치고 ...

지난주 폭우로 연기 되어 1주일 더 놀았으니 한결 좋았졌을 거라는 기대와 함께..

  

장마철에는 언제나 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지만

치료중인 어께의 압박을 줄여 주려고 비옷도 빼고, 항상 빠지지 않던 술병도 빼 놓는다

그러나 물 두병은 필수라 어쩔수 없이 무릅보호대와 함께 챙길 수 밖에...

 

 

전주방면 17호 국도를 타고 전주 바로 턱밑 상관면사무소 쪽으로 749호 지방도를 들어가다 저수지 쯤에서 정수사까지 버스로 들어 간다

갈림길에서 정수사로 아니가고 바로 넘어가면 화심두부 마을과 연결 된다

 

 

정수사는 이렇다 할 자료는 없고 천년고찰이라 하니 아마도 후백제시대 절이라 보면 되겠고

큰 도시(전주)를 가까이 두어서 인지 대웅전 불사가 한창이다

 

계곡엔 수해방지를 위해 사방(沙防)공사가 한창인데 지금이  장마철 인데도 끝내지 않은것 같다

작업하던 굴삭기가 등산로 가운데에 큰 칼날을 곧추세우고 사천왕 처럼 막고 있는 모습이 불안하기 짝이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뒤에 누군가 "에쿠" 하는걸 봐서 한방 당했는가 보다

경미해서 다행 이지만....

 

 

 

 

 

물 맑은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본격적 산행 시발점엔 수목이 우거져 그늘을 줄지는 몰라도 바람 한점 아니 줄것 같이 이파리 하나 까딱이지 않는다.

 

들머리 이정표에 정상까지 2.3km,

1 시간 코스로 잡으면 된다

그런데 이게 웬 유격장 이람?

산행을 시작하자 마자 가파른 경사에 잔돌이 깔린 길은 발바닥의 힘을 요구했고

가마솥 안 같은 습기와 후덥지근한 열기는 이내 전신을 땀으로 훑는다

대체로 첫 시작에 다리가 안풀려 힘이 들긴 한데 이건 다리 풀림이 문제가 아니었다

특히 나와 함께 한달여 땡땡이 치던 아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천근을 달고 있는듯 하다

그래도 꾼들은 계속 전진을 요구하지만, 우리 킬리 문화가 기다리는 것인지라.

선두가 참으면서 기다려 주어 약 1시간 반 만에 능선부를 오른다

 

 

 

 

 

 

 

 

주위에서 이만한 높이의 산이 없으니 조망이 좋겠지만

날씨도 그러하고 여유있게 둘러볼 염치가 없어 서둘러 선두를 따른다

촛대바위의 뾰족한 암벽을 타고 넘고 부터는 완만한 경사의 정맥길이 이어진다

무성한 숲과 줄기식물들이 길을 막아 헤메이기도 하고

갑자기 훤한 벌목장을 만나기도 하며

원추리꽃이 열병하듯 웃으며 흔들고 있는 꽃길도 만난다

산딸기와 개복숭아가 더위와 피로를 잠시 싯어주고 있지만

그것은 언제나 앞사람들의 몫 ^^

 

정맥 타기는 재미 없다

유명한 산을 만나면 몰라도 이름없는 봉우리들은 산행인의 발길이 적어 등산로가 뚜렸하지 않다

특히 장마가 지는 7월 쯤엔 그 녹음이 절정이라 있는길도 뭍히기가 일 쑤다

그러면서 또한 가짜길이 많다 

산이 낮으니 나물뜯고 약초케는 이들이 여기저기 길을 만들어 놓고,

개간을 하느라고 벌목한 나무들이 등산로를 막고,산행인들의 리본이 아무곳에다 패대기 쳐 지고 있다

 

 

 

고만 고만한 봉우리들을 오르고 내리기를 여러번  

14:50 경

죽림온천으로 갈라지는 지점에 중간에서 올라온 이종휴님이 기다리고 있어 여기서 다시 팀을 나눈다

약 절반이 나누어 진다

지나온 길을 보니 정상에서 10 km

내려갈 죽림 온천 까지 3.km, 만만 찮은 거리다

내려오는 길이라고 그냥 내리막길이 아니고, 역시 몇 고개를 오르내려 도착한 곳이 죽림온천장 뒷문,

총 거리가 정수사에서 부터 16.1 km

소요시간 5시간 20분

그러나 이것은 중간에 탈출한 이들의 기록이고

오늘의 목표인 슬재까지 까지 간 팀은 우리가 목욕을 �내고 한잔 기울이고 있는중에도 도착하지 않더니 18:00 경이 되어서야 녹초가 되어 돌아온다

오늘 첫 정맥에 도전한 은곡은

연신 "내가 미�어!, 내가 미쳤어"

그러나 하산후 그 달콤한 술 한 잔에 피로가 풀리길 바란다.

 

 

호남정맥을 시작한지 8차

벌써 금년의 반을 넘기고 있다

연초 수분령을 9 번이나 넘으면서 강의 발원지를 보고픈 일념과 내고장의 강 섬진강을 따라가고픈 심정으로 시작한 호남정맥 탐사

눈쌓인 영취산에서 시작하여 진달레 꽃 피고지고, 산딸기 익어가는 7월에 와서는 아프다 핑게대고, 덥다 요령 피우며 오늘도 산행기는 쓰다 만다

죽림온천 앞의 능소화의 화려하면서 슬픈 미소가 어쩜 나를 비웃고 있는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