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강진 큰바위 얼굴(7.22)

김성조 2008. 7. 23. 20:53

 

대서(大暑)날 한낮 산행하기(7.22)

 

어린 시절에 읽었던 미국 소설가 다니엘 호손이 쓴 “큰바위 얼굴”을 알 것이다

이 이야기는 '큰 바위 얼굴'에 얽힌 전설로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언젠가 이 큰 바위를 닮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돈 많은 수전노, 유명한 노장군, 말 잘하는 정치가, 재주 있는 시인 등 그리고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그 사람들이 나타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들떠서 환영을 하지만 결국 실망하게 된다

결국은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키며 자연과 더불어 정직하게 살았던 설교자 어네스트가 말년에 큰바위 얼굴을 등지고 설교를 하고 있었는데,

그 설교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비로소 이 어네스트가 큰 바위 얼굴을 닮았다는 것을 안다는 내용.

 

전남 강진의 한국판 ‘큰바위 얼굴‘인 광대바위는

군동면 화산리 화방마을 천불산(402m) 정상 부근에 있는 기암괴석이다

 

최근 한 동호인으로부터 큰바위 얼굴이 있는 강진 천불산(402) 다녀온 산행기를 보고 옳다구나 내가 가볼 곳이 또 하나 생겼구나 하고 벼르고 있던 차

 

최근에 진행하던 일이 내일로 미루어 진다는 소식이 있어

그럼 이 시간을 어찌 할 것이냐?

두 말 할 것 없이 배낭을 꾸린다

강진으로 가자

위치는 인터넷과 지도책에서 이미 숙지 해 놓은 상태

그런데 집을 나서는 시각이 10시 가 넘었으니

천상 강진에서 점심을 먹고 오를 수 밖에

  

 

 

남도 여행시 자주 들리는 강진 현대주유소 옆의 “민들레 식당”은 오늘도 사람들은 많고 가격도 5,000원 그대로 이건만 반찬은 가지 수나 내용이 영 부실하다

허기사 만 가지가 오르는데 여기라고 별수 있겠는가

예전엔 맛있는 젓갈을 종류대로 6가지나 내어 놓았는데….

다만 뜰의 나리꽃은 한결같이 그 화려한 치마를 활짝 열고 있더라

 

오늘이 대서(大暑)라 했던가

몇 일 전에 태풍이 오네, 호우가 내리네 어쩌네 해도 더위를 몰아 내기에는 아직은 턱도 없다

그런데 이 폭염에 그것도 한낮 산행이라니

 

 

 

 

 

화방산 큰바위 얼굴을 찾아가는 길은

장흥~강진간 구도로(2번국도)에서 들어간다

장흥에서 강진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남미륵사가 보이는데 그 옆을 지나서 좀 더 가면 군동으로 들어가는 돌 비석이 있다

그 길을 쭉 들어가면 큰바위 얼굴 안내판도 있다

 

삼화마을 마을회관 앞에 주차할 곳도 있고 산행안내지도 도 걸려 있다

통상 여기서 광대바위를 보고 천불산에 오른 후 화방사로 내려오는 원전회귀 코스를 하면 3시간 반 정도면 돌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입산 시각이나(13:30) 기온을 봐서 큰바위 얼굴 이마만 만지고 올 생각이다

시멘트 도로가 이어져 있기에 따라 들어 갔더니

계곡 안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광대바위 까지는 1.6km

옴팍한 계곡엔 풀이 키만큼 자라 있는데 바람 한 점 없이 완전히 찜방이다

 

 

 

 

등산로는 전망바위를 오른 후 광대바위와 천불산으로 가도록 외길이다

길이 정비가 안되어 등산객의 발길따라 오르는 길엔 거미줄이 어찌나 많은지 앞선 사람이 그것들을 걷어내며 나아간다

 

 

 

 

전망대 바위에서 돌아보면 광대바위의 광대뼈가 보이고 그 뒤의 천불산은 박무에 쌓여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힐 지경이다

바람이 없어도 산정이라 약간은 살 만 했다

 

 

다시 광대바위를 바라보고 안부로 내려가다 보면 바위 두 개가 우뚝 솟아 있는데

멀리서 보면 물건 같아서 양물바위라고도 한단다.

우리나라 사람들 어딜가나 그런거 디게 좋아 하는것 같아 ^^

 

 

 

 

예의 광대바위는 가까이 봐도 콧대나 광대뼈 눈썹 등이 표가 날 정도로 꼭 조각품 같다

다음 산 천불산을 오르지는 않을지라도 어쩜 안부쯤에 내려가는 길이 있을 것 같아 조금 더 진행을 하는데 폰이 울린다

“3시에 테스트가 시작 됩니다”

허걱!! 지금이 2시 반

“예 두 시간 뒤에 도착 하리라”

지름길은 찾지도 못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데

다시 그 전망 좋은 바위까지 오르는 길이 바로 지옥길이다

숨을 몰아 쉬는 소리가 사자 표효처럼 ‘크렁 크렁’ 한다

아마도 사람이 이래서 더위에 지쳐 죽나 보다 하는 생각도 든다

 

 

 

오를 때 1시간 반이 걸린 거리를 40분만에 내려와서는 아무리 바빠도 계곡물에 머리를 통째로 꽂기를 여러 번

겨우 돌아온 숨을 쉬며 올려다 보니 큰바위 얼굴이 빙긋이 웃고 있었다

"천천히 하거라.."

 

  

 

 

배 집어 넣는다고 욕보요 ㅋㅋ

 

 

 

 

 

 

민들레 식당앞의 다른종류 나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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