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꽃길 샤방 샤방 노고단 하늘공원

김성조 2008. 8. 18. 22:01

  

사실 첨부터

뱀사골 그 능구렁이 같이 긴 돌길을 오를 생각은 없었다

뱀사골에서 피앗골 까지 19km

말이야 좋지 지리산의 대표 계곡이라고

물좋고 계곡좋고, 가을엔 또 단풍이 얼마나 좋으노

그런데 그게 말이오

한 두번 다녀 본 이들은 알지 그 징그러운 돌계단이 얼마나 지친몸을 몽둥이로 패듯이 수셔 대는지

다시는 오나봐라 하면서도 또 찾는게 지리산이라....

 

지난주 백두산 행을 빠지고 보니

카페에 도배를 하는 백두산 사진이며 이야기 속에서 이건 뭐 아웃사이드로 빠지는 기분이라

이번엔 어쨌던 가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버스좌석을 1인당 한 칸을 차지하여도 남을 17명

백두산 갔다 오더니 더 오를 산이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일까?

 

적은 인원에 두패 나누기도 민망하여

아무소리 안하고 있다가 차가 뱀사골 반선지구에 도착 해서야 살짝 귀뜸만 하고 차에 남았다

마침 차는 성삼재를 넘어서 돌아간다 하니 성삼재에서 노고단 하늘정원으로 오를 계획이다

 

그동안 전주에 있느라 훈련이 안된점도 있지만

어제저녁 글님 모임에서 박선생님 그리고 우포물새님과 셋이서 고량주를 홀짝 거리다가 그만 인당 한 병씩을 마시고 만것

잎새주로 환산하면 각 두 병씩이라...

새벽에 일어 나기가 영 힘들어 속이 울렁거려 아침도 안먹고 나왔으니

지리산 들어가는 찻길에서야 오죽 했을까

어제 저녁에 모임 간다 하니 마누라 왈

"내일 새벽에 산에 가는데 마이 잡숫지 마소"

" 내가 뭐 앤줄 알어?"

결국 나는 애가 되어 버린다.^^

 

 

성삼재 휴게소는 구름에 가리어 형체만 보이고

휴가철이 끝난 주차장은 텅 비어 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오르는 돌길은 이제 흙으로 덮어 새단장을 하였고

코재 못가서 돌아가는 길을 사람들이 숲을 가로질러 오르니 나무계단을 아예 내준다

코재에서 내려다 보는 섬진강과 운무도 아니보이고

노고단 휴게소 역시 구름 속이고

종석대에서 하늘공원길을 쳐다봐도 구름 속이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야생화가 만발하고 물을 흠뻑 먹은 꽃들이 더욱 초롱하다

철 늦은 엉겅퀴나 원추리도 있고 성질급한 구절초도 보인다

노고단 정상에서 1시간 여를 여유 부리면서 꽃과 함께 사진 찍고 대화하며 남의 가족 사진도 찍어 주며 혼자의 여유를 즐긴다

그야말로 꽃길 샤방샤방..^^

 

종석대에서 반야봉을 쳐다 보았으나

여인의 둔부는 커녕 구름 커턴 쳐놓고 노고신과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아니보이고

임걸령 가는 돼지령 마루금 길은 언제나 그러하듯 질척 거리는 가운데서도 꽃길 배웅을 받는다

임걸령 삼거리에서 피앗골로 내려서기는 미련이 있어

임걸령까지 가서 시원한 샘물로 속을 좀 풀고

단체객들이 모두 차지한 바위 한 구석에서 마누라가 새벽에 싸준 도시락을 꺼내니 국물없는 밥이 넘어가질 않는다

작년에 이자리에서 앞에 보이는 잣나무의 잣을 우리 대장이 꺽어 주었는데 싶어 둘러보니 그나무엔 올해 잣이 없다

아니 꼭지가 꺽인 그나무는 옆으로 커고 있었다

가슴이 조금 더 무겁다

 

다시 배낭을 울러메고 이제 지긋지긋한 피앗골 내리막길을 내려 와야 한다

얼마나 내려 왔을까

쏴 ~ 하는 소나기 오는 소린가 하였더니 계곡물 소리다

매미소리가 이런날에도 급한 마음을 들어내어 울어 재치고

구름지대를 벗어 났는지 시계는 좋지만 두꺼운 구름에 가리운 계곡은 어둡기조차 한다

피앗골 휴게소에 내려서면 급경사는 끝이고 4km여를 계곡미를 즐기며 서서히

그러나 여전히 돌길은 벗어나지 못하고 직전마을에 도착하니 15시 반, 6시간여가 걸렸다

피서객이 떠나간 한적한 계곡물에 풍덩, 올해 처음으로 물에 몸을 담그는 기분...

정규코스는 그로부터 두시간여를 지나서 도착하였다

 

 

 <구름 속의 성삼재 휴게소>

 

 <새로 단장한 노고단 오르는 길>

 

<지름길을 아예 만들어 준다>

 

 <물매화 맞아요?">

 

 

 

<하늘 정원도 구름속에 가리어 있고>

 

 <반야봉은 구름에 가리어 있고>

 

 <성삼재에서 시작해도 피앗골 까지는 무려 14km>

 

 

 

 <노고단 하늘정원>

 

 

 

 <노고단 정상 1507 m>

 

 

  

 

 

 

 

 

 

 

 

 

 

 

 

 

 

<임걸령 가는길>

 

 

 

<구절초...가슴이 철렁^^>

 

 <임걸령은 지리산의 명 밥터>

 

임걸령 샘

해발 1400에서 사시사철 콸콸

 

 

 

 <먹을 만 함> (질산성 질소가 조금 걸리지만...^^)

 

<피아골 휴게소는 지금 휴업중..>

 

 

 

<지겨운 지리산 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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