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바라다 보이는 도시
사방천지 둘러봐도 들판 밖에 없는 곳에 산이 하나 우뚝하니(?)
아니 언덕배기가 하나 있는데 비록 100m 가 안되지만 산은 산이다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 황산(黃山)!
황산 또는 봉황산이라 불리는 산은 그리 높지 않은 돌산이다
높이는 기꺼해야 해발 100m가 채 되지 않을것 같지만 평야지대인 이곳에서는 가장 높은 산중 하나이며
길가는 나그네에게 이정표가 되어 주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산에 오르면 드넓은 김제 평야가 한눈에 바라다 보여 가슴은 탁 트이고 마음엔
티끌 한점 남아있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일찍이 고려초에 불법을 닦는 도량(절)이 들어섰고 바위에는 마애불을
새기어 고통받는 중생을 제도하길 바랬다
이렇듯 황산은 이곳에 나고 자라는 사람들에게 단순하게 융기되어 솟아오른
그저그런 산이 아니라 영험함을 간직한 신비로운 산이었다
그러나 황산은 일제가 이땅을 침탈하면서 그 맥이 짤린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두려워하던 일본인들은 산허리를 짤라 도로를 내고
돌이 좋다하여 돌을 마구잡이로 채취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일제에 의해 훼손된 황산!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일제가 떠난뒤 이 땅에 진주한 미군에 의해 황산은 철저하게 파괴된다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산들은 하나같이 민둥산이 되어버린 한반도!
휴전과 함께 미군은 후방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황산 정상을 깍아 레이더 기지를 세운다
동시에 산 아래에는 공군 비행장과 미사일 기지도 세운다
대단위 미군부대가 이일대에 주둔하게 된 것은 말할조차 없다
서해가 바라다 보이는
지평선위의 언덕(산)이니 지리산 청왕봉 보다야 레이더 세우기가 딱 좋았을 터
미군이 주둔한다
미군이 있으면 따라오는 것이 있으니 기지촌이다
예전엔 이 황산땅에도 코쟁이들이 돌아 다니고 그들을 맞는 술집과 여인들이 있었단다
달러도 돌았으니 그것을 바라보고 사는 이들이 모여들 수 밖에...
그래서
지금의 황산은 마을이 순수한 시골마을 모습이 아니고 영화 세트장 같은 모습이다
70년의 역사를 지닌 황산 초등학교 동창들이 알았다면 몰매 맞을 말이지만
어쩔수 없는 역사는 안고 있는것
지금의 황산 정상은 군부대에서 예비군 교장으로 쓰인다
그래서 정상엔 오를수 없다
이 황산에도 고찰이 있다
백제때에 세웠다는 문수사다
물론 원형은 없다
고려시대 조각된 마애여래 좌상과
조선시대 세웠다는 목조석가여래좌상(대웅전안에 있음) 있는데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절이 고찰 이라는건 고목이 말해 주고 있을 뿐이다
산 정상에 예비군 훈련장이 있어 근처까지 차로 오를 수 있고 절까지도 차는 들어 간다
언젠가 이 훈련장 마저 사라지고 온전히 산의 모습으로 남아 시민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황산 정상에 부대 모습이 보인다>
<전주 방향으로 모악산과 구성산이 실루엣으로 보이고
철탑아래 건물이 우리회사 공장건물 ^^>
<절 뒤 정상부로 부대 철조망 있어 오를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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