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

김성조 2011. 8. 1. 23:42

 

 

 

 

미고사 이야기

 

서울서 공무원 생활하는 작은아들이 하기휴가를 받았는데 첫 코스로 19개월 난 손주를 대리고 당진으로 먼저왔다

지난 55일 보고는 처음이니 우리 부부는 또 한바탕 정신을 못 차린다

 

간혹 안부전화가 오면 아이의 근황이 항상 빠지지 않는데 아이가 장난감 자동차를 그렇게 좋아해서 아침 일찍 일어난다고..

그게 영 맘에 걸려 이번엔 장난감이라도 손수 사 줘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다

 

서산 삼길포 항에서 점심을 먹고 당진 대형마트 장난감코너에 갔더니 아이가 허둥지둥 정신을 못 차린다

버턴을 누르면 싸이렌이 울리는 불자동차를 쥐어 줬더니 아이가 그것을 들고

진정 이것이 내것 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에 정신없이 방향도 모르고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웃다가 눈물이 났다

그러다

윤찬아 이건 어때?” 하며 경찰차를 보여주니 또 그것을 끌어 안는다

결국 많아 봐야 소용없다고 만류하는 부모들과 합의하여 적당한것 세개 정도 골라 카운터로 나온다

그런데 계산대에 올려 계산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잠시라도 장난감을 놓질 않으니 낭패다

할 수 없이 어이를 계산대위에 올려 통과시켰다

 

 

우리들이 거처하는 당진 원룸엔 3대가 들어앉기도 적다

피곤해 하는 며늘아이가 쉴 수도 없는 모양이 딱해 얼른 가라도 재촉한다

며느리는 피아노전공으로 대구 모대학 음악강사로 나가고 각종연주회에도 초청되어 나가는데 이즘은 아이 키우느라 공연도 못 나가고 있단다

 

요즘 내가 보던 책 '문제인'의 운명을 읽다가 놓으면서

이 책 보고 싶었는데….” 한다

그럼 가져가도 된다 나 다 봤으니

그래 놓고는 아이 챙겨 나가서 차 태워 보내고 나니 함께 주기로 한 책들이 방에 그대로 있다

나는 그 후 부지런히 그 책을 다 읽고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외 공지영,박완서 작가의 신간소설 몇 권을 꾸려서 어제 우채국에서 소포로 보냈는데 하필이면 서울에 폭우가 내렸다

아이들 사는 곳이 강남구 일원동 공무원아파트라 도로가 물에 잠겼다 하여 소포가 배달되었는지 궁금 하였는데

오늘 문자가 왔다

아버님 소포 무사히 도착했어요.

너무 설레내요.^^ 책 볼일이….~~”

 

그래서 답을 한다

내가 해 줄 것이 헌책 뿐이라 미안하다

혹 읽고싶은 책이 있으면 알려주거라 덕분에 나도보고…^^”

 

또 답이 온다

요즘 새 책이 뭐가 나오는지 모르고 보냈는데요

아버님이 엄선하신 아버님표 헌책이 더 좋아요 ㅎ

 

그래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내가 너른집에 큰 피아노를 들여놓고 너의 연주를 듣고 싶구나..

 

201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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