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로 원족을 가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엔 소풍을 원족(遠足)간다 하기도 했다
멀리 걸어 간다는 뜻이지
그땐 일 이 십리 걷는 것이 일상화 되었으니 소풍이라고 좀더 멀리 간다고 보면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차로 등 하교 하고
소풍은 버스로 간다 하니 요즘이야 말로 원족을 권할 일이다
오늘(4/6) 예전에 내가 당진 올라오기전에 함께 다니던 산모임이
이곳 태안 안면도 까지 그야말로 원족을 온다 하여 함께 걷기로 하였다
태안반도는 국립공원으로 윗쪽으로 만대항에서 남쪽 안면도 끝 영목항 까지 해안선 길이 530.8km 이다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원유유출사고 이후
전국민이 복구작업에 동원 되어 태안반도 살리기에 힘씀에 힘입어
때마침 부는 둘레길 만들기에 맞추어 해변길 조성에 나서 지금은 5구간 까지 완료 되었고
금년 6월 까지 7구간을 개통한다 한다고 한다
여기에 태안군에서 천리포 윗구간에 조성한
만대항에서 이원방파제를 거쳐 내려오는
솔향기길 4개구간 42.5km 도합 140km 로 태안반도 전구간이 연결 된다
구간 별로 보면
1구간 (바라길) 학암포~ 신두리 해안사구 12km
2구간 (소원길) 신두리 ~ 만리포 해수욕장 22km
3구간 (파도길) 만리포 ~ 파도리 해변 9km
4구간 (솔모랫길) 몽산포 ~ 드르니항 13km
5구간 (노을길) 백사장항 ~ 꽃지해수욕장 12km
6구간 (잿별길) 꽃지 ~황포항 13km
7구간 (바람길) 황포항 ~영목항 16km 까지 총97km
그리고 솔향기길 4구간(42.5km)
1구간 만대한 ~ 꾸지나뭇골 해수욕장 10.2km
2구간 꾸지나뭇골 ~ 이원 방파제(희망벽화) 9.9km
3구간 이원 방파제 ~ 새섬리조트 9.5km
4구간 새섬리조트 ~ 갈두천 12.9km 이다
오늘 걷는갈은 해변길 5구간 일명 노을길 12km 이다
안면도가 지금은 섬이 아닌것처럼 쉽게 드나들지만 엄연한 섬이다
태안반도와 안면도 사이의 드르니항 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항구가 있는데
이곳으로 배도 드나들고 천수만으로 물도 드나든다 그래서 드르니 항 이란다
해변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해 드르니 항에서 백사장항으로 아름다운 인도교를 세워 운치를 더한다
제5구간 걷기는 여기서 시작한다
모처럼 하늘은 청명하고 바다도 더없이 맑고 기온도 적당하다
철 이른 백사장은 마침 썰물 때를 맞아 끝없이 펼쳐지니
순례자의 마음으로 모래 위를 걷기도 하면서
걷고 또 걷는다
점심은 매식을 해도 되지만 울창한 솔밭그늘에서 파도소리 들어며 먹는맛이 일품이다
식후 다시 걷는 길은 계속 바다를 바라보며 싱그러운 소나무 숲 사이로 바다 내음과
솔향기를 맡으며 12km 를 그렇게 걷는다
동해안 보다 서해안 해안선이 더 길지만 해수욕장 숫자는 덜하지 싶지만
이곳 태안반도는 해수욕장이 집중되어 있는데
이름도 예쁜 밧개, 삼봉, 두에기, 방포, 꽃지 등
그리고 위쪽으로 올라가면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등 재미난 이름과
꾸지나무골, 볏가리 등 토속적인 이름도 있다
그렇게 쉬며 걸으며 3시간 반 여 만에 꽃지해수욕장 도착 하면
꽃지의 랜드마크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가 보인다
섬이나 바닷가에 가면 이러한 전설이 얽힌 바위가 많은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망부석, 서방바위 촛대바위 등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순애보 이야기
여기 할미바위도 비슷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1,150여년 전
신라42대 흥덕왕 4년(838년)에 해상왕 장보고가
지금의 전남 완도인 청해진을 기점으로 하여 북으로는 장산곶,
중앙부로는 견승포(지금의 안면도 방포)를 기지로
삼고
기지사령관으로 승언이라는 사람을
두었는데.
승언에게는 미도라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어 행복하게 지내다
승언이 해상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으니
그의 아내는 날마다 바닷가에서
2년 여를 넘게 기다리다 치져서
이 바위 앞에서 죽게 되었다.
그뒤 이 바위는 미도가 남편을 기다리며
멀리 바라보고 서 있던 모습으로 변했다.
그후 수년후 승언은 구사일생으로 돌아왔으나
아내 미도가 자신을 기다리다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애통해 하다가
그 옆에 죽어 바위가 되니 사람들이
이 바위를
할미바위와 할아비 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그리고 지금의 "승언리"라는
지명도 지난날
승언이라는 사람이 이 곳에서 살았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꽃지 라는 지명이 말하듯 이곳은 2002년 국제 꽃 박람회가 열리면서 유명세를 탄다
그 후 안면도는 해마다 꽃 축제를 하는데
마검포 해수욕장에서 봄에는 튜립, 여름엔 다알리아, 어어서 나리꽃 그리고 가을 국화까지 연이어 해마다 열린다
안면도는 방풍림으로 소나무가 유명한데
해송대신 속이 단단한 금강송을 심어 궁궐 짓는 재목으로 국가에서 관리 하였고
안면송이라 명명하여 특별관리 하고있다
지난번 숭례문 복원공사 때 안면송을 사용하기로 하였는데
대목장이라는 명인이 외국산으로 바꿔치기 하였다 하여 우리를 더욱 아프게 한다
어쨌던 그렇다는 이야기 이고
꽃지까지 도착하여 난전에서 멍게 해삼에 소주 한잔 하고
돌아가는 길에 섬의 동쪽에 있는 안면암에 들려본다
안면암은 섬 동쪽 천수만 쪽에 있는데 전통이 있는 절은 아닌듯
구조가 철근 콘크리트 구조이다
이절은 대한불교 조계종 17교구 금산사 말사 이며 1998년에 지은 절이다
꽃지 해수욕장이 일몰이 아름답다면
안면암 에서는 일출이 으뜸이다
특히 앞의 여우섬과 이어진 부교를 건너는 멋이 재미있다
오늘은 물때가 맞지 않아 물 빠진 길을 건너본다
안면도의 끄트머리 영목항과 간월암 등 들여다 볼 곳은 많지만
내려가는 이동시간을 감안하여 생략하고 발길을 돌린다
이제 또 언제 만날지 모르지만
동무들이 몰아다 준 남녘의 향을 가슴에 안고
길이 밀리는 주말오후 홀로 상행선을 탄다
2014.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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