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치기 창작방

가슴으로 지는 태양

김성조 2007. 12. 30. 17:27

 <눈 내린 조계산>

 

어떤이의 글에

서른 여덟인 여자가 며칠 후면 아홉이고,

삼백칠십 여 일 후면 마흔이라고 목 놓아 울고 있었다

 

솔개가

40년을 살고는

부리와 깃털을 피 흘리는 고통속에서 갈아 다시 살거나

그걸 못하고 죽음을 선택 할 기로에 서야 한다고

40이 되면 우리 인생도 뭔가 갈아야 한다고

그렇게 떨고 있었다.

 

  <선암사 가는길>

 

저들이 40이 아니 되었으니 40을 알까 마는

하나도 떨것 없더라

나의 40대는 그렇게 겁도 없이

하루 하루 지는 해를 재미있어 했고

50대 에도

돌팔매 치듯

매년 한 해의 마지막 태양을 서녘 하늘에 내 던지고 있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조계산>

 

세월이 가야 했다

"세월이 약" 이라는 말도 안되는 사이비에 현혹되어

세월의 엉덩이를 뻥뻥 차고 있었다

 

뭐든지 곱하기 세월로 때려 맞추고

부족하면 세월을 가불 해 쓰고

그렇게 흥청 망청 세월을 탕진 한 후

어느덧 인생이라는 세월은 바닥을 들어 냈다

 

 <바람으로 인하여 나무의 눈이 날리며 멋진 동양화를 그린다>

 

담보물도 없으니

이제는 신체 포기각서를 쓰라 한다

그 신체도 부실하여 담보 가치가 없다는데,

누구는 위로 한답시고

인생은 지금 부터라 하는데,

 

지가 뭐 알기나 하는가

오늘 정해년 섣달 그믐을 하루 앞둔

정해생의 심정을 알기나 하는가

 

 <돌들도 이제는 부처가 되있다>

 

눈이 내려 있다

세상은 모두 하얀 옥양목 이불호청으로 덥혀 있다

아무것도 아니 보인다

희끄므레한 하늘엔 태양도 아니 보인다

그래도 태양은 갈 것이다

몇 시간후면 또 다시 태양은 서쪽 하늘로 질 것이다

 

 <죽음이 곧 삶 이거늘...>

 

이제 더는 못한다

태양을 서쪽 하늘에 혼자 넘기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태양은 가슴에 묻는다

그래서 나의 태양은 나의 가슴으로 지고

나의 가슴에서 뜰 것이다

 

 <잎 떨어낸 가지에 눈들 아니 무거울까?>

.

.

.

.

눈 내린 조계산을 다녀오는 길에

차 안에서 "가슴에 지는 태양"이란 노래를 들었습니다

출연자 김흥국씨가 "아!  태양이 가슴으로도 지는군요?"

웃기는 김흥국씨가 안 웃기고 나를 울렸다

그래 나의 태양은 내 가슴에 있어야 했다

다시 서쪽하늘로 넘기지 않으리....

 

육십갑자가 한 바퀴 돌아온 돼지는 그냥 아니 보내고

바베큐 보시라도 할겁니다 ^^

 

 <승선교와 강선루>

 <삼인당>

 

 

 <선암사에서 장군봉 오르는 길

   이미 많은 이들이 앞서 갔나보다>

 

만구(萬狗)장? 

물개 무리가 눈을 이고 있는듯....

 

 중간 절터 샘에 물이 나온다

 

 

 

 

 

  <그리도 얕게 뿌리를 묻고 어이 백년을 살았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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