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조계산>
어떤이의 글에
서른 여덟인 여자가 며칠 후면 아홉이고,
삼백칠십 여 일 후면 마흔이라고 목 놓아 울고 있었다
솔개가
40년을 살고는
부리와 깃털을 피 흘리는 고통속에서 갈아 다시 살거나
그걸 못하고 죽음을 선택 할 기로에 서야 한다고
40이 되면 우리 인생도 뭔가 갈아야 한다고
그렇게 떨고 있었다.
<선암사 가는길>
저들이 40이 아니 되었으니 40을 알까 마는
하나도 떨것 없더라
나의 40대는 그렇게 겁도 없이
하루 하루 지는 해를 재미있어 했고
50대 에도
돌팔매 치듯
매년 한 해의 마지막 태양을 서녘 하늘에 내 던지고 있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조계산>
세월이 가야 했다
"세월이 약" 이라는 말도 안되는 사이비에 현혹되어
세월의 엉덩이를 뻥뻥 차고 있었다
뭐든지 곱하기 세월로 때려 맞추고
부족하면 세월을 가불 해 쓰고
그렇게 흥청 망청 세월을 탕진 한 후
어느덧 인생이라는 세월은 바닥을 들어 냈다
<바람으로 인하여 나무의 눈이 날리며 멋진 동양화를 그린다>
담보물도 없으니
이제는 신체 포기각서를 쓰라 한다
그 신체도 부실하여 담보 가치가 없다는데,
누구는 위로 한답시고
인생은 지금 부터라 하는데,
지가 뭐 알기나 하는가
오늘 정해년 섣달 그믐을 하루 앞둔
정해생의 심정을 알기나 하는가
<돌들도 이제는 부처가 되있다>
눈이 내려 있다
세상은 모두 하얀 옥양목 이불호청으로 덥혀 있다
아무것도 아니 보인다
희끄므레한 하늘엔 태양도 아니 보인다
그래도 태양은 갈 것이다
몇 시간후면 또 다시 태양은 서쪽 하늘로 질 것이다
<죽음이 곧 삶 이거늘...>
이제 더는 못한다
태양을 서쪽 하늘에 혼자 넘기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태양은 가슴에 묻는다
그래서 나의 태양은 나의 가슴으로 지고
나의 가슴에서 뜰 것이다
<잎 떨어낸 가지에 눈들 아니 무거울까?>
.
.
.
.
눈 내린 조계산을 다녀오는 길에
차 안에서 "가슴에 지는 태양"이란 노래를 들었습니다
출연자 김흥국씨가 "아! 태양이 가슴으로도 지는군요?"
웃기는 김흥국씨가 안 웃기고 나를 울렸다
그래 나의 태양은 내 가슴에 있어야 했다
다시 서쪽하늘로 넘기지 않으리....
육십갑자가 한 바퀴 돌아온 돼지는 그냥 아니 보내고
바베큐 보시라도 할겁니다 ^^
<승선교와 강선루>
<삼인당>
<선암사에서 장군봉 오르는 길
이미 많은 이들이 앞서 갔나보다>
만구(萬狗)장?
물개 무리가 눈을 이고 있는듯....
중간 절터 샘에 물이 나온다
<그리도 얕게 뿌리를 묻고 어이 백년을 살았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