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야를 거느리지 않지만 마음이 더없이 넓은 섬진강
지리산과 백운산을 당차게 가르는 일당 백의 기백에도
끝내는 유순 하기만 한 강
장수군 팔공산 얼음장 아래에서 옹골차게 흘러나와
550리 긴 여정 지친 몸
무겁게 안고 온 돌덩이 고운모래로 뱉어내고
이제야 매화향 가득한 섬진나루에 쉬어 간다
북녘으로 돌아가는 저 기러기야
섬진강 고운 모래 한번만 더 밟고 가려므나
흐르느냐?
노래하고 있느냐?
무리에서 도망나온(?) 청둥오리 몇마리
하루 더 쉰다고 갈길 못 가겠느냐
악양 형제봉에도 봄이 오는가
최참판댁 논빼미 갈아엎을 돌쇠는 아직 안돌아 왔느냐?
봄나물 캐는 여인의 콧노래가 흥겨웁고
아름다운 수호천 저수지
까마귀도 철새인가?
우리도 날아갈 준비를 하자구나
바흐 / 관현악 모음곡 2번중 제5곡 폴로네이즈(원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