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꽃 필 때면
보리 피는 춘삼월(음력) 해는 길고도 길었다
쌀독에 양식 떨어 진지 오래인데
청보리 찧어 먹기도 이른
허기진 배 쥐고 오르던 보릿고개
그 고갯마루에 소담하게 부어놓은 하얀 이밥
입하(立夏) 전후에 핀다하여 이팝나무
그러나 쌀밥이 그리운 시기에 피어 이밥나무
봄이 늦게 왔다가 삐르게 지나가는 당진
하루종일 먼지나는 산업도로 가에
있는듯 없는듯 꽃인듯 아닌듯
색이 고와서 열렬한 환영을 받기나 하나
향이 고와 벌나비도 오기나 하나
그러면서도 묵묵히 지켜주는 이팝나무
이팝꽃 소담하게 피면 풍년이라 하던가
FTA로 쌀도 수입하는 세월에
서민의 마음이나 편했으면 좋겠다